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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태국 정계가 국제 보이스피싱, 이른바 '스캠 네트워크' 의혹으로 흔들리고 있다. 캄보디아와 라오스 등을 거점으로 한 범죄조직과의 연루설이 확산되면서, 새 정부 출범 한 달 만에 내각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해명에 나섰다.

앞서 글로벌 탐사보도 매체 프로젝트 브레이즌(Project Brazen)은 뉴스레터 웨일 헌팅(Whale Hunting) 을 통해 보라팍 따냐웡 재무차관의 배우자가 캄보디아 사기 조직으로부터 300만달러(약 43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수수했다고 보도했다. 또 보라팍 차관이 미즈사랑 무직자 한때 캄보디아 현지 은행 BIC은행 고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보라팍 차관 외에도 타마낫프롬파오 부총리 겸 농업협동조합부 장관 역시 같은 조직과 연계됐다는 의혹을 여당이 제기해 의혹이 거세지고 있다.
아누틴 찬비라쿨 총리는 철저한 진상 파악을 주문했다. 아누틴 총리는 본인이 스캠 범죄와 관련된 등록금 대출 기구의 위원장을 맡고 스캠 범죄와의 전쟁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라팍 차관은 22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 사기조직과의 연관은 전혀 없다"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30년 넘게 금융권에 몸담았다는 그는 "특히 캄보디아 불법 금융조직과 나를 연결하는 주장은 왜곡된 허위"라며 "정치 권력을 탐한 적이 없고, 전문성을 국가에 봉사하는 롯데캐피탈 무직자 데 써왔다"고 말했다.
보라팍 전 차관은 캄보디아의 사업가 짐 리악과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의 회사와 일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외국인 사업가 벤자민 마우어버거(일명 벤 스미스)와의 관계에 대해선 "아이들 학교를 통해 알게 된 지인일 뿐 사업상 연관은 없다"고 밝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사업가 벤저민 마우어버거는 보양산업 캄보디아 사기 조직과 연계된 핵심 인물로 지목된다.
이번 의혹은 해외 탐사보도 매체가 "보라팍 전 차관의 아내가 암호화폐로 수백만 달러를 받았다"고 보도하면서 불붙었다. 그러나 그는 "아내는 암호화폐 계좌조차 없다"며 "모든 주장은 근거 없는 허위"라고 일축했다.
같은 날 타마낫 프롬파오 부총리 겸 농업협동부 장관도 신용회복자대출가능한곳 "스캠 조직과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앞서 야당 의원이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네트워크와 연계됐다"고 주장하자 그는 "나는 불법 사업에 관여한 적이 없으며, 허위라면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대응했다.
태국 새 정부는 '커넥트 더 닷츠(Connect the Dots)' 프로젝트를 통해 보이스피싱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지만, 내각 인사들이 잇따라 논란에 휩싸이면서 개혁 동력에도 제동이 걸렸다. 여당은 "정치적 음해"라고 맞서고 있으나, 현지 금융권과 정치권의 스캠 조직과의 연계 가능성에 대한 의혹은 커지고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