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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호크니의 ‘화가의 초상(두 인물이 있는 수영장)’



[서울경제]
캥탱 마시의 1520년 작 ‘고리대금업자들’은 돈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인물 군상이다. 하지만 기괴하게 일그러진 것은 그들의 얼굴 외형이 아니라 영혼의 표정이다. 간교한 시선, 음흉하게 다문 입, 선(善)은 가능하지 않다는 오만한 판단에서 비열함이 끝없이 샘솟는다. 은총에서 배제된 영혼의 특징이다. 가련하게도 그들은 오로지 채무자만 있는 세계에 갇힌 채 무덤 앞에서 휘파람을 부는 사람씨그널정보통신 주식
처럼 동전만을 세고 있다. 캥탱이 ‘고리대금업자들’을 그렸던 16세기 초 플랑드르 지역은 상업과 금융의 중심지였다. 당시 가톨릭교회가 죄로 규정할 정도로 고리대금이 만연했고, 미술은 이를 도덕적으로 비판하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하지만 도덕의 시대는 지나갔다.

1972년 데이비드 호크니가 그린 대형 아크릴 회화 ‘화가의 뉴인텍 주식
초상(두 인물이 있는 수영장)’이 2018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의 ‘전후 및 현대 회화 이브닝 세일’에서 9031만 2500달러(수수료 포함)의 가격으로 낙찰됐다. 경매 막바지 9분의 치열한 경쟁이 가격을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생존 작가의 최고가였다. 이전의 기록은 2013년 제프 쿤스의 ‘풍선 개(오렌지)’가 세웠던 것으로 5억 8400만 달러였다. 작품원유관련주식
의 내용은 호크니의 제자이자 18세 연하의 동성 연인 피터 슐레진저와의 복잡한 갈등 관계다. 수영장을 응시하는 정장 차림의 남성이 호크니고, 수영하는 건장한 몸의 남성이 슐레진저일 것이다. 결별을 앞둔 연인을 향한 사적 감정의 가격이 9000만 달러를 상회할 만큼인 건가. 캘리포니아의 따가운 햇살을 표현한 적절하게 발랄한 색채를 감안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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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와 가격의 거리가 분열증에 걸린 것처럼 멀다. 예술이 예술 가치가 아니라 ‘트로피’로 소비되는 시대다. 그래서일까. 호크니 자신은 경매 기록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뉴요커’는 “걸작이 자산으로 전락하는 순간”이라고 평했다. 그렇다면 자산가가 아닌 이들에게 예술은 무엇일까. 캥탱의 고리대금업자들이 21세기의투자왕닷컴
거리를 활보하는 것일까. 여론독자부 opinion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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