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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종학자 우장춘(1898~1959)은 1959년 8월 7일 문화포장을 받았다. 별세 사흘 전이었다. 우장춘이 입원한 국립중앙의료원 병실에 농림부 장관 이근직이 와서 전달했다. 육종학(育種學)이란 식물이나 동물을 인간이 원하는 형태로 변형시켜 새로운 종을 만드는 분야를 말한다.



1959년 8월 8일자. 별세 사흘 전 문화포장을 받았다.


이튿날 조선일보 8월 8일자는 “한국 개량 농업의 선구자이며 국내 원예 발전에 국가적인 공적을 남겨온 우장춘 박사”라며 그의 업적을 열거했다. 우장춘은 문화포장 새마을중앙회 채용 을 받고 “조국이 나를 인정했다”라고 말했다 한다.
우장춘은 1898년 일본에서 태어나 1936년 도쿄제국대학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이미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었다. 1935년 논문에서 배추와 양배추를 교접해 유채를 만들 수 있음을 증명했다. 지금도 봄이면 제주도에 활짝 피는 유채는 배추와 양배추의 자연 교잡종이란 사실을 밝힌 인천창업진흥원 것이다. 이종 교배를 통해서는 생식 능력을 갖춘 새로운 종이 만들어질 수 없다는 다윈의 진화론을 수정하는 세계적 발견이었다.



1940년 무렵의 우장춘.


해방 후 그의 환국을 추진하는 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종자를 일 하나은행 패밀리론 본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한국 농업은 붕괴 위기를 맞고 있었다. 우장춘이 귀국해 농업 생산력을 높여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다. 일본에서 돌아왔을 때 귀국 소식이 신문에 실릴 정도였다.
조선일보 1950년 3월 10일자는 “일본으로부터의 귀국설이 전하여 지고 있는 농학박사 우장춘씨는 팔일 귀환선 신흥환(新興丸)으로 금융권대출상품 부산에 도착하였다 한다. 씨는 종묘(種苗) 연구의 권위자로 최근까지 일본 경도대학(京都大學) 농학부 연구실에서 종자연구를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귀국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국내 일부에선 그가 우범선의 아들이란 사실을 거론하며 귀국을 반대했다. 우범선은 1895년 명성황후 시해 사건(을미사변)에 가담한 뒤 일본으로 달아났다. 1903년 오션월드할인이벤트 한국에서 건너온 자객 고영근에게 살해됐다. 일본인 아내와 사이에서 낳은 아들 우장춘이 다섯 살일 때였다.



2016년 11월 21일자 .


지금 우리가 먹는 속이 꽉 찬 배추 품종은 우장춘이 6·25전쟁 직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온대 식물인 중국배추와 한대 식물인 양배추를 육종해 결구배추라는 새로운 품종을 만들었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는 2012년 국제식품분류에서 ‘중국배추(Chinese Cabbage)’로 분류하던 한국 결구배추를 ‘김치배추(Kimchi Cabbage)’로 분리·등재했다.
우장춘은 한국에서 살다 간 9년 5개월 동안 제주도 귤 재배 및 유채 식재, 강원도 감자 재배, 무·고추·양파·애호박 신품종 개발, 당도 높은 참외 신품종 개발, 페튜니아 겹꽃 개량종 개발 등에 기여했다. 가을에 쉽게 보는 코스모스를 길가에 심도록 권한 이도 우장춘이었다.
‘씨 없는 수박’을 개발했다는 이야기는 와전된 것이다. 육종학의 신비를 보여주기 위해 시연을 한 것이 오해를 빚었다. ‘씨 없는 수박’은 1947년 기하라 히토시 교토대학 명예교수가 처음 만들었다.



1986년 8월 9일자.


조선일보 1986년 8월 9일자는 6면에서 ‘‘우장춘 박사=씨 없는 수박’은 잘못’이라고 기사를 실었다. 제자들은 기사에서 “(우장춘 박사는) 세종대왕의 ‘농사직설’ 편찬에 이어 두 번째로 우리나라 농업을 자주적 도약 단계로 발전시킨 인물”이라며 “우 박사 하면 곧 ‘씨 없는 수박’을 연상하게끔 된 것은 그만큼 박사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내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본 ‘경영의 신’으로 유명한 교세라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1932~2022)는 우장춘의 사위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그는 1958년 우장춘의 넷째 딸 아사코와 결혼했다. 이나모리는 무일푼이던 시절 예비 장인 우장춘을 만나 격려를 받고 힘을 냈다고 생전에 회고했다.



우장춘 부음을 알린 기사. 1959년 8월 10일자.


장례는 최초의 사회장으로 치러졌다. 묘소는 옛 농촌진흥청이 있던 수원 여기산에 있다. 환국 당시 “한국에 뼈를 묻겠다”고 한 약속을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