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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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응급실 뺑뺑이’로 환자가 허망하게 숨지는 안타까운 상황이 잇따르자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응급의학을 비롯한 우리나라 필수의료가 큰 위기에 처해 있다는 건 이제 온 국민이 안다. 의사를 늘리든 사이다릴게임 보상을 늘리든 어떤 식으로든 필수의료를 서둘러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절실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필수의료만큼이나 중요한 게 필수의약품이다. 항생제, 항암제, 호르몬제처럼 부족해지면 보건의료 체계에 큰 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약들 말이다. 전문가들과 제약업계에선 국내 필수의약품 공급망이 불안정하다는 위기감이 높다. 국산이 모자라면 급한 대로 바다이야기릴게임 수입산으로 메울 순 있기에, 상황의 심각성이 응급실 뺑뺑이처럼 당장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을 뿐이란 우려다. 필수의약품을 수입에 의존하게 되는 건 더 문제다.
최근 일부 기업들이 의료 현장에서 흔히 쓰이는 항생제 생산을 멈췄다. 지난해엔 항암제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일부 병원에서 항암치료 일정이 밀렸고, 분만에 필요한 호르몬제가 부족해 산 오션파라다이스게임 모 안전이 흔들린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호흡기 치료제, 해열용 좌약, 점안제 같은 소아용 의약품은 특히 저출산 추세와도 맞물려 생산을 유지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기업들이 필수의약품에서 손을 떼는 이유는 수익성이 나빠서다. 생산시설 유지에 드는 비용이 약을 만들어 팔아 남는 이익보다 많다는 것이다. 필수의약품 대 오징어릴게임 다수는 신약보다 훨씬 싸다. 지금까진 이익이 적어도 보건의료 체계에 반드시 필요한 약이라 생산해왔지만, 물가가 오르면서 원료도 비싸져 ‘생산할수록 손해보는 구조’가 됐다고 기업들은 호소한다. 국가필수의약품 공급 중단은 2021년 15건에서 올해 들어 31건으로 5년 만에 2배 넘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업계 한편에서 필수의약품 생산에 따른 뽀빠이릴게임 손해를 복제약(제네릭) 판매로 메워온 측면이 있다고 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네릭 약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배가 넘는다. 이에 정부는 제네릭 가격 인하를 골자로 한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지난달 발표했다. 그간 산업을 장려하느라 복제약 값을 높게 쳐줬는데 오랫동안 안주해온 것 아니냐, 이젠 연구개발에 더 많이 투자해 비싼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하지 않았냐는 의미가 담겼다.
학계에선 정부 방안에 대체로 긍정적이다. 복제약이 대부분 비싸진 않으니 좀 더 내린다고 소비자 개개인이 체감하는 효과는 크지 않지만, 전체 건강보험 재정 측면에선 나쁠 게 없다. 국내 일부 제약사들이 리스크가 큰 신약개발보다 복제약 판매나 리베이트 같은 좀 더 ‘쉬운 길’을 택해온 측면 역시 없지 않다.
하지만 필수의약품 위기는 바로 지금 맞닥뜨린 문제다. 의사를 늘리기로 해도 당장 필수의료 부족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운 것처럼, 신약개발을 독려해 기업들을 성장시키기로 해도 코앞의 필수의약품 위기가 바로 해소되는 건 아니다. 국내 기업들의 신약이 늘면 긍정적인 면이 많지만, 고수익 품목에 집중해 저가 필수의약품 생산을 되레 줄일 가능성도 있다.
복제약 값을 깎으려면 적어도 필수의약품을 만들수록 밑지는 구조는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12년 정부가 약값을 내렸을 때 당해 년도 업계 영업이익률(7.39%)이 전년(9.39%) 대비 2%포인트 떨어졌다. 이 수치가 2011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 6년이 걸렸다. 필수의약품 제조사도 필수의료 의사 못지않은 우리나라 보건 체계의 소중한 자산이다.
임소형 산업1부장 겸 과학전문기자 precar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