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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를 쏘아보았다. 그런‘포크록의 거장’ 한대수가 15일 저녁 서울 신촌의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원춘호 사진가 제공


이틀 전에 미국 뉴욕에서 왔다지만, 피곤한 기색은 금세 호탕한 웃음으로 뒤덮였다. 15일 저녁 서울 신촌의 한 카페에서 만난 ‘포크록의 거장’ 한대수(77) 옆에는 올해 대학생이 된 18살 딸 양호씨가 앉아 있었다. 부녀가 한국을 찾은 것은 오는 18일 저녁 경기 수원 광교호수공원에서 열리는 ‘이츠 라이브 경기 기후콘서트’ 때문이다. 한대수는 ‘지포’(G4)라 불리는 김도균·김목경·손무현·신대철 4명의 기타리스트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10년 만의 한국 공연이네요.” 그는 이전에도 네 기타리스트와 함께한 적이 있다. 월세대출 2015년 데뷔 앨범 40주년 기념 헌정 앨범 ‘리버스’를 낼 때 ‘런 베이비 런’을 질주하는 블루스록으로 함께 연주해 실었다. 그해 서울 강남구 엘지아트센터에서 공연도 했다. 그 무대를 꼭 10년 만에 되살리는 것이다.



‘포크록의 거장’ 한대수. 원춘호 사진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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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수준의 기타리스트 4명과 다시 공연한다니 가슴이 두근두근, 기대가 많이 되고, 무엇보다 제대로 준비를 해야죠. 그리고 누가 작곡했는지 몰라도 아주 훌륭한 곡을 4명이 할 수 있게끔 만든 거 아닙니까. 하하하~.” ‘런 베이비 런’은 원래 한대수 7집 ‘이성의 시대, 반역의 시대’(1999) 소득공제제공 수록곡이다. “16~17살 때 좋아하는 여인이 있었는데, 날 그렇게 힘들게 했어요. 그래서 ‘이젠 제발 떠나줘’ 했던 심경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노래죠.” 이 곡과 함께 명반으로 꼽히는 1집 수록곡 ‘물 좀 주소’ ‘하루아침’ ‘행복의 나라’도 이번 무대에서 들려줄 예정이다.
한대수는 지난해 5월 아내 옥사나 알페로바를 하늘로 떠나보냈다. 50만원소액대출 1992년부터 32년을 함께해온 동반자의 빈자리는 그를 끝 모를 상실감에 빠뜨렸다. “같이 살 때는 배우자가 귀찮거나 힘들게 할 때도 있잖아요. 그런데 떠나고 나면 마음속 빈터가 말도 못해요. 아내의 알코올중독과 병마로 힘들었어도 살아있는 한 언젠가 좋아질 거란 희망이 있었거든. 그런데 이제 없어. 유에서 무가 되는 거죠. 그 부재는 무얼로도 대신할 수 부산저축은행금리비교 없어요.”



한대수(왼쪽)가 지난 6월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집에서 딸 양호씨의 18살 생일을 축하해주고 있다. 정영 사진가 제공


70대 중반에 ‘싱글대디’가 되어 월세가 살인적인 뉴욕에서 딸을 키우고 집안을 꾸리느라 너무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그는 토로했다. 하지만 자신보다 더 상실감이 컸을 양호를 위해서도 버텨야 했다. 그러던 중 경기아트센터와 문화방송(MBC)으로부터 공연 제안을 받았다. “77살이나 된 사람을 돈 들여 초청했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얼마 전 오지 오스번은 76살에 죽었거든.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공연 취지도 좋고, 케이(K)팝뿐 아니라 록 공연도 한다는 게 좋더라고. 그래서 힘든 상황에서도 왔지요.”
한대수는 지난 4월 한국에 사는 일본인 기타리스트 하타 슈지와 함께 싱글 ‘마이 라이프 타임’을 발매하기도 했다. 하타가 작곡한 곡에 가사를 붙이고 직접 노래했다. “전쟁은 안돼/ 피싸움 안돼/ 평화가 절실한 지금 시각인데/ 사랑이 있어/ 믿음이 있어/ 우리 서로 안고 고개를 들고 오세” 등의 가사엔 반전 평화 메시지가 가득하다. 그가 예부터 한결같이 음악으로 설파해온 것이다.



‘포크록의 거장’ 한대수는 사진가이기도 하다. 리치 스카피타(Richie Scarpitta) 사진가 제공


“베트남전쟁이 터진 뒤 히피들이 반전 평화 운동을 펼치고 음악가들도 사랑과 평화를 노래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베트남전쟁이 10개 이상 일어나고 있어요. 우크라이나, 가자 지구 등에서 민간인과 어린아이들이 수십만명 학살당해도 다들 무기력하게 보고만 있어요.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요.”
모두가 디지털과 스마트폰에만 얽매인 요즘 세태를 두고도 탄식했다. “디지털과 스마트폰이 우리를 서로 연결하고 소통하게 할 거라 했지만, 여기에 무슨 사랑이 있어요? 공격이 난무하고 권력자가 더욱 득세하고 있어요. 감시, 해킹, 랜섬웨어 등으로 개인은 물론 큰 기관들도 곤경에 처해요. 족쇄이자 수갑이 됐는데도 다들 스마트폰 없인 못사는 지경이 됐죠.”



‘포크록의 거장’ 한대수. 원춘호 사진가 제공


그는 “이제 인류에 희망이 없다”고 잘라 말했지만, “그래도 음악으로 위안과 힘을 얻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넌지시 희망을 내비쳤다. “내 노래야 한때 얘기고 나는 할아버지가 됐으니, 이제 다른 사람들이 나와야 하지 않겠어요? 케이팝도 좋지만, 10대·20대 싱어송라이터들이 나와서 내가 말한 주제를 지금 세대에 맞게 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무료 사전 예매로 진행하는 이번 공연에는 넬, 대니 구, 바비킴, 옥주현, 케플러 등도 출연한다. 문화방송은 공연 실황을 오는 24일 오후 6시10분 방송한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