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현국


경영권 분쟁에 시달리고 있는 한진과 LS의 ‘반(反) 호반 동맹’이 본격화하고 있다. 두 그룹은 경영권을 위협하는 호반그룹에 맞서 지난달 사업 협력을 강화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데 이어, 우호 지분 교환을 위한 움직임에도 착수했다.
◇한진-LS ‘백기사 연대’
LS는 채무 상환 자금 조달을 위해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다고 16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를 인수해 5년 내 ㈜LS 주식 38만7635주(전체 주식의 1.2%)로 바꿀 수 있다. 교환사채는 발행 기업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차후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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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는 이번 자금을 지난 2022년 산업은행에서 빌린 1005억원 중 일부를 갚는 데 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계에선 두 그룹의 교환사채 발행·인수를 ‘호반그룹 견제 차원의 동맹’으로 해석한다.
이번 교환사채 인수를 통해 대한항공은 LS의 자사주 1.2%를 인수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제3자에게 넘어갈바다이야기앱
경우엔 의결권이 부활하기 때문에, LS 입장에선 유사시 대한항공을 ‘우군’으로 확보하는 카드를 마련한 셈이다. 차후 LS가 자금을 투입해 현재 경영권 분쟁 중인 한진칼의 주식을 확보하는 식의 ‘백기사 연대’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는 한진과 LS가 지난달 25일 동반 성장, 주주 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사업 협력과 협업을 강화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체리마스터 비법
)을 체결한 데 이은 것이다.



그래픽=김현국


◇호반, 두 그룹과 갈등 본격화
호반은 현재 한진, LS와 경영권 분쟁을 진행 중이다.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2대 주주인 호반은 지난 12일 한진신세계건설 주식
칼 지분을 종전 17.44%에서 18.46%로 늘리며 최대 주주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특수관계인 포함 20.09%)을 위협하고 있다. 조 회장 측은 델타항공(14.9%)과 산업은행(10.58%) 등 과반(過半)의 우호 세력이 있어 경영권 방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재계에선 호반 측이 지분을 추가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한진칼도 심텍 주식
지난 15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자사주 0.66%를 출연하며 의결권을 되살려, 호반과의 지분 격차를 2.3%로 벌린 상태다.
LS 역시 갈등 관계에 있는 호반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비상이 걸린 상태다. LS전선과 호반그룹 계열사 대한전선은 특허 침해 문제로 소송전을 벌인 바 있다. LS그룹의 지주사인 ㈜LS의 경우, 구자은 회장의 개인 지분이 3.63%에 불과해 외부 위협에 노출돼 있다. 호반은 현재 ㈜LS 지분을 3%가량 확보하며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분을 축적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