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가운데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들도 미국 주식을 대거 팔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간 이어져 온 순매수세가 이달 들어 순매도로 돌아섰다. 차익 실현과 리스크 관리에 나선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일러스트=손민균


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21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14억1200만달러(약 1조9500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작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7개월 연속 매수 우위를 보였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반10월테마주
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주로 나타났다. 미국 반도체 업종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SOXL’이 5억5000만달러로 순매도 1위를 기록했고, 엔비디아(4억8000만달러), 나스닥100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TQQQ’(3억5000만달러), 테슬라 2배 레버리지 상품인 ‘TSLL’(2억6000만달러) 등이 순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황금성게임어플
다.
같은 기간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경기방어주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2억7000만달러)이었다. 이 회사는 미국 대표 민간 의료보험사로,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제공하는 배당주로 꼽힌다. 최근 메디케어 사업 관련 의혹으로 주가가 연초 대비 40% 이상 급락하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미국한진해운 주식
반도체 섹터 수익률을 역으로 3배 추종하는 인버스 ETF ‘SOXS’(1억3000만달러), 20년 이상 만기 미국 장기채 3배 레버리지 ETF인 ‘TMF’(1억2000만달러)에도 자금이 몰렸다. 아울러 최근 주가가 크게 하락한 애플(9600만달러)과 나스닥100 지수 하락률 3배를 추종하는 ‘SQQQ’(8900만달러) 등이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증시 프로증권
불안정 속에서 우량주와 장기채 등 방어 자산에 대한 선호가 뚜렷해진 모습이다.



서울 명동거리의 한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 등 시세가 안내되고 있다./뉴스1 제공


서학개미의 매도 전환에는 환율 변동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주식과외
했다. 미 증시가 관세 여파에서 반등하며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1400원대 중반에서 이달 1300원대로 떨어지면서 환차손 부담이 커진 것이다.
시장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약달러 정책 기조를 앞세우며 아시아 통화의 절상을 유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초반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또한 미국 신용등급 강등(무디스)과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 등 거시경제의 불확실성 또한 여전히 상존한다. 투자자들은 재정적자 확대, 금리 인상, 경기 둔화 우려 등이 겹치면서 미국 증시로부터 자금을 회수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 반등에도 원화 강세로 실질 수익률이 악화하자 국내 투자자들이 조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5월 들어 S&P500과 나스닥이 각각 6%, 8% 넘게 올랐음에도 서학개미들은 순매도를 지속했다. 이는 4월 관세 충격으로 미 증시가 급락했을 때 오히려 ‘사자’에 나섰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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