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수이자 안무가, 그리고 민간 발레 컴퍼니 대표. 윤별(31·사진)은 한국 발레계에서 다양한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오가는 인물이다. 우루과이 국립발레단에서 돌아온 뒤 그는 무대에 서는 무용수이자 작품을 만드는 창작자, 조직을 책임지는 예술감독으로 쉼 없이 움직여왔다. 스무 살 이후 한 달 이상 쉬어본 적 없다는 그는 ‘공문이 필요 없는 남자’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활발하게 프리랜서 무용수로 활동했고, 부상의 공백을 지나 올겨울 무대에 복귀한다. 최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만난 윤별은 “이번 무대에는 예술감독으로서의 고민까지 담아냈다”고 말했다.
그가 선보이는 ‘2025 M 송년시리즈 발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레 갈라 블랙 앤 화이트’(12월 10~11일, 마포아트센터)는 무용수 윤별의 귀환과 윤별발레컴퍼니의 3년을 집약한 무대다. 창작과 고전을 블랙·화이트의 대비 구조로 재배열하며, 관객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갈라를 목표로 한다. 이 가운데 주목할 만한 무대는 네 편의 신작. ‘GAT(갓)’으로 주목받은 안무가 박소연은 ‘Not Cracker’(호두까기 인 릴박스 형의 원제를 비튼 제목)와 ‘Winterreise(겨울나그네)’를 내세웠고 대표 무용수 김유찬은 ‘랩소디 인 블루’를, 이은수는 ‘듀엣 인 프렐류드’를 발표한다. 여기에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 등 클래식 파드되와 윤별의 초기작 ‘세 얼간이’까지, 컴퍼니 특유의 젊음과 속도감이 응축된 구성을 자랑한다. 화려한 고도의 테크닉보다는 8개 작품을 아우르는 서 바다이야기룰 사와 재미를 추구했다는 게 그의 설명. 윤별은 관객들에게 “콩쿠르처럼 평가하는 시선을 잠시 내려놓고 처음 발레를 보는 마음으로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창작발레 ‘갓’


공연에서는 예술감독·안무가·무용수의 역할을 모두 오션파라다이스예시 맡지만, 현재 그가 가장 깊이 집중하는 자리는 컴퍼니 대표다. 2022년 창단한 윤별발레컴퍼니는 창작발레 ‘갓’의 흥행으로 전국 투어 객석 점유율 99%를 기록하며 국내 신흥 발레단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윤별은 “4명을 선발하는 올해 오디션에 86명이 몰렸다”며 “윤별발레컴퍼니가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는 걸 실감했다”고 말했다.
사이다쿨접속방법 윤별이 발레단을 통해 달성하고픈 최종 목표는 ‘한국 창작 발레의 역수출’이다. 한국적 미감을 담은 작품을 해외 무대에 지속적으로 올리고 싶다는 것. 실제로 ‘갓’의 인기로 외교 행사 요청이 쇄도한다. 컴퍼니는 지난달 28일 일본 교토에서 열린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공연에 초청돼 ‘남흑립’ 군무를 성공적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한국 창작발레가 일시적 화제가 아니라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 기자 admin@119sh.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