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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채현채
등록일: 25-07-0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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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아르떼필하모닉은 지난해부터 리스트 교향시와 번스타인의 작품, 말러 작품 중에서도 가장 긴 교향곡을 잇달아 선보였다. 특히 올해부터는 웨버의 유령과 홀스트의 행성, 아당의 지젤 등을 연주하며 고전음악이 지닌 한도 없는 매력을 대중에게 선보여왔다.
말러의 초기 교향곡의 기반이 된 가곡집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와 슈트라우스의 대표적 교향시 ‘돈 후안’ ‘장미의 기사 모음곡’ 등을 선곡한 지난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에선 여자경이 지휘봉을 잡았다. 여자경은 사전 인터뷰에 원캐싱 서 “관객 반응이 보장되는 선곡이 아니라 새로운 감상을 나눌 수 있는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국내외 유수 무대에서 맑고 깨끗한, 폭넓은 음역의 목소리로 가곡의 아름다움을 선보인 황수미도 새로운 감상을 끌어내는 무대에 힘을 보탰다.
스크린을 통한 작품 해설로 연주의 시작을 알리자 관객들은 극장에 온 듯 숨을 죽이고 돈 후안의 이야기에 산업은행 인재상 귀를 기울였다. 곧이어 휘몰아치는 현악과 강렬한 타격감의 타악기 소리가 주제 연주를 맹렬하게 시작했다. ‘돈 후안’은 짧은 곡이지만 인물들의 다양한 행위와 감정이 풍부하게 묘사돼 있다. 지휘자에 따라 이 드라마의 어떤 부분을 강조하는지가 전체적인 연주 향방을 결정하는데, 여자경은 섬세한 표현으로 로맨스를 그리기보다 강렬한 볼륨 조절로 돈 후안의 영웅적 서사 기업회생 를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밀도 있게 중반부까지 연주를 끌어온 여자경은 돈 후안이 두 번째로 사랑에 빠지는 장면에 이르러 전반부에 부족했던 감정 표현을 보완하는 듯했다. 목관의 서정적인 음색으로 로맨스를 그려낸 오케스트라는 영웅의 주제와 무도회 장면에 이르러 볼륨을 한껏 높였다.
이어서 분홍 장밋빛 드레스를 입은 소프라노 창원미소금융재단 황수미가 등장하자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반주가 시작됐다. 앞선 연주의 흥분이 가시지 않은 오케스트라가 볼륨을 높이자 황수미는 능숙하게 톤을 조정하며 ‘누가 이 노래를 지었을까?’를 노래했다. 특유의 맑고 청명한 목소리가 연주장을 고루 울리자 오케스트라도 곧 목소리에 어울리는 음색으로 반주를 이어갔다. ‘여름의 임무 교대’에서는 목관악기의 청아한 소리 한국은행 인사 에 견줄 만한 빛나는 목소리와 표정 연기가, ‘라인강의 전설’에서는 노래 속 풍경을 그리는 듯한 묘사가 관객의 몰입을 이끌었다.
인터미션 후 이어진 ‘장미의 기사’ 연주에서 오케스트라는 차분하지만 웅장하고 우아한 음색으로 단숨에 새로운 극의 막을 열었다. 슈트라우스는 음악으로 모든 것을 표현했다고 할 만큼 작품에 세밀한 표현을 담아뒀는데, 오케스트라는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낭만적이고 입체적으로 표현해냈다. 옥스의 왈츠 주제에서 여자경은 온몸으로 오케스트라의 세밀한 소리를 이끌어냈는데, 절묘한 리듬으로 아름다움 속에 담긴 냉소와 풍자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했다. 원수부인과 옥타비안, 조피의 복잡한 심경을 그려내는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현악기와 목관, 금관악기는 각 등장인물의 미묘한 감정을 마치 가사가 있는 노래처럼 표현해냈다.
음악의 숭고함은 눈앞에서 재현될 때 더욱 깊은 공감을 만들어낸다. 말러와 슈트라우스는 전통적인 형식을 확장하고 한계까지 밀어붙여 음악의 아우라를 확장했다. 그 아우라를 직접 목격할 수 있도록 한경아르떼필하모닉과 지휘자 여자경, 소프라노 황수미는 한 편의 연극 같은 무대를 선보였다.
조원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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