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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전국언론노조와 언론노조 디트뉴스24지부, 충청권 노동시민사회단체, 지역 여야 정당 관계자 등 30여 명은 13일 오전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장우 대전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최민호 세종시장이 지역언론의 비판보도에 '정부광고 중단'이라는 졸렬한 방법으로 언론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사진=전국언론노조 디트뉴스24지부 제공.



소상공인연합회 국민의힘 소속 충청권 광역자치단체장들이 지역언론 비판보도에 대해 정부 광고 중단을 공모, 지시하는 등 언론탄압을 자행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디트뉴스24지부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이장우 대전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최민호 세종시장은 보도를 통해 본인들을 비판한 디트뉴스24에 대한 광고 중단을 애드론 지시·통보했다.
단초가 된 보도는 지난달 21일 디트뉴스24 기사 <수해복구 한창인데…충청권 시도지사, U대회기 인수차 유럽행>이다. 디트뉴스24는 당시 기록적 폭우로 충청권 일대가 '재난지역' 수준의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충청권 4개 시도지사가 유럽 출장에 떠나는 상황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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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21일 디트뉴스24 '수해 복구 한창인데…충청권 시도지사, U대회기 인수차 유럽행' 기사 갈무리.



2027년 충청권에서 열릴 '세계U대회(하계대학경기대회)'를 앞두고 대회기 인수와 폐막식 참석, 투자 유치 등을 위한 출장인데, 폭 전환대출 이자지원계좌 우 상황에서 “현장 책임자들이 자리를 비우는 것에 대해 시기적·도의적 정당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디트뉴스24는 이장우 시장, 김태흠 지사, 최민호 시장, 김영환 충북지사 등 충청권 단체장 4명이 같은 시기 유럽에 체류하게 된다며 “재난 복구의 한복판에서 지역 최고 행정 책임자 자리가 동시에 공석이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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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출국 일정이 알려지자 시민사회와 정치권 내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대통령실도 지난달 21일 강유정 대변인 브리핑에서 세종시 재난 컨트롤타워가 급류 실종 사고를 사고 발생 23시간이 지나서야 인지한 사실을 두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튿날 '충청권 광역단체장 공석 사태' 관련 질의에 대해서도 “공직자와 지방자치단체장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고 후속 과정 절차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피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대통령 강조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충청권 단체장들은 유럽 출장을 강행했고, 귀국 직후인 지난달 30일부터 순차적으로 디트뉴스24에 대한 정부 광고를 공동 중단했다는 게 디트뉴스24지부측 설명이다. 지부에 따르면, 디트뉴스24 측은 이장우 시장과 김태흠 지사의 언론담당자들로부터 '디트뉴스24에 광고 집행을 중단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전달받았고, 최민호 세종시장은 '대전·충남과 같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디트뉴스24 임원진에게 알려왔다. 디트뉴스24 구성원들이 이번 정부 광고 중단을 '단체장들의 공모'라고 보는 이유다.



▲2025년 7월24일 MBC '



김재중 언론노조 디트뉴스24지부장은 13일 미디어오늘에 “대전시 공무원이 디트뉴스24 광고 중단을 두고 '충남도와 협의가 됐다'고 발언하기도 했다”며 “개별 자치단체가 각자 판단한 게 아니고 협의한 건 사실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도의 경우 디트뉴스24가 출입하지 않기 때문에 애초 정부 광고가 집행되지 않았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과거에도 적대적 언론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선 대전MBC 기자 질문에 “MBC는 왜곡을 한다”며 답변을 거부했고, 그 이유를 묻기 위해 찾아간 대전MBC 취재진에게 “스토커들인가”라며 “예의를 지켜, 예의를”이라고 소리쳤다. 김재중 지부장은 “디트뉴스24는 2022년 이장우 시장 취임 초부터 광고 중단 문제가 불거졌다. 비판 보도를 하면 이 시장이 사주를 만나고 이후 비판 보도를 한 기자에 대한 인사조치가 이뤄지면 중단했던 광고를 재개하는 일이 반복됐다”며 “부당 인사를 두고 싸워 다시 원직 복직을 하면 광고를 다시 중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내란 정권 옹호했던 자치단체장들, 지역 할거하며 언론자유 침해”
언론노조와 언론노조 디트뉴스24지부, 충청권 노동시민사회단체, 지역 여야 정당 관계자 등 30여 명은 13일 오전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장우 대전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최민호 세종시장이 지역언론의 비판 보도에 '정부광고 중단'이라는 졸렬한 방법으로 언론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윤석열의 방송장악과 언론탄압 시도는 '내란 헛발질'로 끝났지만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극우집회에 참석하거나 윤석열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문을 냈던 국민의힘 소속 자치단체장들은 아직도 '윤석열식 언론탄압'에 열을 올리는 중”이라며 “내란 정권이 심판대 위에 섰지만 내란 정권을 옹호했던 자치단체장들은 여전히 지역에 할거하며 언론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조와 언론노조 디트뉴스24지부, 충청권 노동시민사회단체, 지역 여야 정당 관계자 등 30여 명은 13일 오전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장우 대전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최민호 세종시장이 지역언론의 비판보도에 '정부광고 중단'이라는 졸렬한 방법으로 언론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사진=전국언론노조 디트뉴스24지부 제공.



정진호 대전·충남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운영위원장은 “위임받은 권한을 입맛대로 사용한다면 권한 남용이자 시민에 대한 배신”이라며 “이런 일로 기자회견까지 해야 하는 건 부끄럽고 황망하다”고 비판했다. 문성호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역시 “돈으로 언론을 길들이겠다는 질 나쁜 정치를 하고 있다”며 “헌정질서를 짓밟는 무도한 이들의 언론탄압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민숙 대전시의원도 “시민 세금을 쓰는 자치단체장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정부 광고를 중단하고 언론사와 그 종사자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조선기 정의당 대전시당 위원장은 “언론을 침묵시키는 권력은 오래 가지 못한다”며 “권력에 불편한 질문을 던지고 권력을 감시하는 언론의 편에서 시민의 알 권리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이장우 시장·김태흠 지사·최민호 시장을 향해 △디트뉴스24를 상대로 한 '조직적 정부 광고 중단' 결정 철회 △자치단체 예산집행에 대한 재량권을 넘은 권한 남용에 대해 시·도민에게 공개 사과 △재발방지를 위해 정부광고비 편성과 집행 관련 객관적이고 합리적 기준 마련 및 투명한 공개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자치단체장의 재량권을 넘어선 위법행위에 대해 헌법소원, 행정소송, 감사원 감사 청구, 형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 고소·고발 등 법적 대응도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대전시·세종시 측은 정부 광고 중단 사실에 대해 부인했다. 최우경 대전시 대변인은 13일 오후 미디어오늘에 “7월까지 광고가 다 나간 상황이고 아직 8월은 지나가지도 않았다”며 “뭐가 중단된 상황인지 잘 모르겠다. 중단에 대한 공식적 입장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진규 세종시 공보관도 같은 날 미디어오늘에 “(광고 중단을) 통보한 바 없다”며 “모르는 바”라고 부인했다. 아울러 “중단한다고 디트뉴스24에 얘기한 적도 없고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종필 충남도 대변인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다만 이들은 한겨레 측엔 다른 답변을 했다. 이종필 충남도 대변인은 “어떤 말이 오갔는지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출장지에서 네분(이장우·김태흠·최민호·김영환)이 이런 내용(디트뉴스24 보도)에 대한 공유가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우경 대전시 대변인도 “디트뉴스24에 광고를 중단하는 쪽으로 검토하라는 지시를 받고, 중단 관련 이야기를 디트뉴스24 쪽에 한 것은 맞다”며 “(광고 중단 지시의) 이유는 정확히 모르지만, 4개 시·도 해외출장 관련 보도 때문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