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마포구의 한 와인바에서 김희철이 새로운 유튜브 콘텐츠 '추카추카추'를 진행하고 있다. /LikeHit


23일 저녁 서울 마포구의 한 와인바. 사람들이 와인잔을 기울이며 도란도란 대화를 나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일 저녁의 모습이다. 그때, 누군가 “안녕하세요” 하며 인사하는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들려왔다. 순식간에 시끄럽던 와인바가 조용해지며 사람들은 낯선 목소리에 집중했고, 벽으로 가려졌던 곳에서 슈퍼주니어 김희철이 등장했다. 반가운 얼굴의 등장에 와인바는 이내 함성 소리로 뒤덮였다. 그렇게 평범했던 와인바는 유튜브 음악 예능 ‘김희철의 추카추카추’ 무대로 변신했다.



은행원 하는일 가수 에픽하이가 등장하자 와인바 손님들이 일어나 공연을 즐기고 있다. /LikeHit


‘추카추카추’는 김희철이 새로 시작하는 유튜브 채널로, 축하가 필요한 순간들을 특별한 게스트가 노래로 채워주는 프로그램이다. 특이한 점은 게스트에 대한 힌트만 공개될 뿐, 누구인지는 공개되지 않 집합적 물질명사 는다. 이날은 두 번째 방송 촬영이었는데, ‘10년 우정’이 테마였다. 오랜 우정을 가진 친구에게 잊히지 않을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은 이들이 방청을 신청해 이곳에 왔다.
김희철은 테마에 걸맞은 게스트로 가수 에픽하이를 소개했다. 와인바 손님이었던 이들은 에픽하이의 깜짝 등장에 놀랄 틈도 없이 바로 관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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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가 와인바 손님이 몸으로 '축하해'라는 단어를 설명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LikeHit


동시에, 소소한 일상을 즐기던 이들이 김희철과 에픽하이가 만든 ‘몰래카메라’ 이벤트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와인바 손님들은 주인공 보증인대출조건 자리에 걸맞게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했다. 에픽하이가 빨리 문제를 맞히도록 몸으로 단어를 설명하는 것도 손님이었고, 즉석에서 이뤄진 소개팅에 참여하는 것도 손님이었다.
‘가족사진’ 단어를 설명하기 위해 손님들이 양손으로 네모를 그리며 ‘찰칵’ 포즈를 취하자 에픽하이 투컷은 “손흥민”을 외쳤다. “손흥민의 시그니처 포즈를 취해놓 저소득층통신비 고 지금 뭘 맞히라는 거냐”며 답답해하는 모습에 모두가 웃음을 터트렸다.
김희철이 출연하는 프로그램 ‘아는형님’을 설명하기 위해 연기를 펼치는 손님을 향해서는 에픽하이조차 “찰리 채플린이 오셨다”며 놀라워했다.
그때그때 일어나는 상황들에 따라 방송이 진행되다 보니 예기치 못한 일들도 이어졌다. 손님이자 관객이 듣고 싶어 하는 노래를 에픽하이가 불러주려고 했는데, 하필 ‘Love Love Love’ 음원을 준비하지 못해 무반주로 대신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추카추카추’ 제작진은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작은 일도 크게 축하해주는 콘텐츠”라며 “김희철의 노련한 진행 아래 일상 속 깜짝 이벤트를 유튜브만이 전할 수 있는 현장감으로 전달할 예정”이라고 했다. 추카추카추 첫 영상은 10월 중 공개될 예정이다.



음원인 척하고 가수의 라이브를 들려주는 콘텐츠들. /유튜브 '제이키아웃'


이처럼 최근 유튜브에서는 연예인이 일반인을 놀라게 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식당에서 틀어주는 음원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가수의 라이브 공연이었다거나, 유명 피아니스트가 아무나 칠 수 있는 공용 피아노를 쳐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식이다.
‘셀럽 실험 카메라’ 등의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유튜브 채널 ‘제이키아웃’은 2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가수 로이킴이 술집에서 음원인 척하며 라이브한 영상은 무려 822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또 다른 유튜브 채널 ‘데일리 버스킹’에서 피아니스트 김도현이 더현대서울 2층에 전시된 피아노로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연주한 몰래카메라 영상 역시 525만회의 조회 수를 찍었다.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유명인들의 공연을 관람할 때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을 꾸미지 않은 날것 그대로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이 이런 유튜브 콘텐츠의 매력이다. 전문가들은 연예인의 일상을 관찰하는 프로그램이 범람하면서 특별한 사람의 특별한 일상을 보는 것에 박탈감을 느끼는 이들이 늘어난 것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설명한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것이 공감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색다른 재미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