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밀려온 숙제들, 떠밀수는 없었다

매립한 땅 위에 아파트·공장 등 우후죽순
갯벌을 살리자 기사후 ‘습지보전법’ 제정
인천 바다·섬 지역 쓰레기 유입 집중보도
‘어구보증금제 도입’ 수산업법 개정 계기
인천·경기지역은 하굿둑 없는 열린 하구
정부 ‘한강하구관리 특별법’ 현재 논의중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환경은 우리 주변에 너무 가 바다이야기고래 까이 있고, 너무 광범위하다. 오염으로 인한 우리 삶의 변화가 즉각적이지 않기도 하다. 이 때문에 중요성을 잊는 경우도 많다.
바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매년 여름철이면 해수욕장에는 사람이 몰린다. 어민들은 어족자원을 채취한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는 우리에게 정서적·경제적 가치를 제공해준다. 무의식중에 우리가 누리는 것이 무한할 것 같다 바다이야기고래 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인천·경기를 기반으로 하는 경인일보는 바다의 무분별한 개발을 경고했다. 갯벌이 가진 생태적 가치를 조명하고 무분별한 매립이 만능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무한할 것 같은 바다가 쓰레기로 뒤덮이고 있다고 고발하며, 대책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 결과 새로운 제도 개선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오리지널골드몽 환경 오염은 진행중이다. 제도 개선이 해결을 뜻하지 않는다. 사회가 변하면서 새로운 환경 이슈가 등장하기도 한다. 1990년대에는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논의가 없었지만, 최근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한 예다. 언론으로서 지속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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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인천시 강화군 하점면 창후리 선착장에 쌓여있던 쓰레기들. /경인일보DB



‘갯벌을 살리자’.

이 짧은 문장은 여러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바다 사이다릴게임 의 소중함을 알리면서도, 그 중 갯벌이 가진 환경적·경제적 가치를 강조하는 뜻도 포함돼 있다.
인천·경기 바다는 동해와 달리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갯벌이 발달돼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로 인해 간척 사업이 활발하다. 매립이 쉽기 때문이다. 갯벌을 매립한 땅에는 아파트, 공장이 지어졌다. 농지로 활용되기도 한다.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매립이 필요할 수 있지만, 개발 과정에서 갯벌의 가치는 과소평가됐다. 경인일보는 29년전인 1996년 갯벌의 환경적·생태적·경제적 가치를 집중 조명했다.
경인일보는 1996년 10월부터 1997년 12월까지 ‘갯벌을 살리자’를 제목으로 한 기획시리즈를 6개월 간 19차례에 걸쳐 보도했다.



경인일보 1996년 10월21일자 1면 ‘갯벌을 살리자’ 기획시리즈 1편. /경인일보DB


인천 경기지역에는 이미 많은 갯벌 매립 사업이 이뤄진 상태였다. 또 매립을 계획하고 있었다. 경인일보는 현장을 찾아 매립 영향으로 인해 환경이 훼손되고 있다는 점을 보도했다.
경인일보는 갯벌 개발에 앞서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갯벌의 가치를 제대로 조사하고, 갯벌 보전을 위한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도했다.
경인일보 보도는 전국적으로 갯벌의 중요성을 상기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정부는 람사르협약에 가입했다. 이후 관련 법안에 대한 논의는 더욱 활발해졌고 1999년 습지보전법이 제정됐다.
습지보전법이 제정되면서 현재 전국에는 30여개 습지보호구역이 지정돼 있다.
1990년대만 해도 갯벌 매립은 경제성장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경인일보는 이러한 인식을 전환하는 데 기여했다. 갯벌은 보호되어야 하며, 매립 등은 환경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방향으로 인식 전환이 이뤄졌다.
이후에도 해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바다의 오염·훼손 실태를 알리는 노력은 지속됐다.
특히 2021년에는 해양쓰레기에 주목했다. 해양쓰레기 발생원은 육상에서 유입되거나, 바다에서 버려지는 경우, 해외에서 유입되는 경우 등으로 나뉜다. 인천·경기 앞바다는 모든 발생원을 가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중국과 가까우면서 접경지역인 인천 바다, 섬 지역에도 쓰레기가 대량으로 유입되고 있는 실태를 집중 보도했다.
서해 최북단 바다에서 밀려드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현장에서 확인한 쓰레기는 중국에서 떠밀려온 쓰레기가 절반 정도에 달했다. 북한에서 내려온 쓰레기도 많다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경인일보는 현장 취재를 토대로 인천 연안과 섬 지역의 해양쓰레기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서해 최북단 섬인 백령, 강화도 등 섬 뿐만 아니라 인천 연안 곳곳이 내륙·바다에서 떠밀려온 쓰레기가 뒤섞여 있었다.
해양쓰레기가 인천의 바다를 뒤덮고 있다는 것은 바다에 쓰레기가 부문별하게 버려지고 있을 뿐 아니라 제대로 된 수거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뜻했다.



경인일보 1997년 4월7일자 시리즈 마지막인 19편. /경인일보DB


경인일보는 실태와 함께 대안을 제시했다. 그 중 하나가 관련법을 개정해 해양쓰레기 발생을 줄여야 한다는 점이었다. 기사가 보도된 후 관련 법을 개정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났다. 결국 같은 해 12월 국회는 수산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에서는 해양쓰레기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폐어구를 관리하기 위해 어구보증금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인천·경기지역에 있는 특수한 생태환경인 ‘한강 하구’에도 주목했다.
한강 하구는 다른 곳에 없는 특수한 지정학적·생태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국내 국가 하구(금강·영산강·낙동강·한강) 중 유일하게 하굿둑(바다에서 들어오는 염수를 막고자 하천과 바다의 경계에 쌓은 구조물)이 없는 ‘열린 하구’다. 경기 김포와 인천 중구, 인천 강화 등으로 이어지는 한강 하구는 오랜 기간 방치돼 왔다. 바다를 관장하는 해양수산부, 내수면을 관리하는 환경부 등 관리주체가 명확지 않았다. 또 남북 간 충돌을 막기 위해 설정된 ‘중립수역’이다. 이 때문에 출입이 통제돼 있어 제대로 된 실태조사 조차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였다.
경인일보는 ‘한강하구관리 특별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았지만 환경단체와 정부에서도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환경에 대한 인식이 과거에 비해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환경보호 갯벌 등에 대한 주기적인 모니터링 조사조차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도 하다. 환경 보호가 ‘규제’로만 작용하기도 하는 점은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정구 기후·생명정책연구원 대표는 “갯벌에 대한 관심은 1990년대 후반 높아졌고, 그 결과 법이 제정됐고 습지보호구역도 지정·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갯벌에 대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조사 등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습지보호구역 지정이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더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주민들은 습지를 포함해 환경 보호 정책에 대한 거부감이 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해양쓰레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기반으로 쓰레기 발생을 줄이는 방향으로 어구보증금제도 도입 등 법 개정이 이뤄졌으나, 적용 대상 어구 확대 등 과제도 남아 있다”며 “무엇보다 환경은 훼손되면 돌이키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기사 싣는 순서
① 촛불시위 시초 효순·미선이 그리고 미군
② 수도권 왓치독, 경인일보
③ 새벽에 홀로… 어느 청년 노동자의 죽음
④ 벼랑 끝 자영업자 죽음의 진실
⑤ 사회의 가장 작은 목소리를 듣다
⑥ 경인일보가 30년 전 보낸 경고
⑦ ‘좌표 찍기’ 공무원 사망사건
⑧ 경기도 도시개발의 민낯
⑨ 왜 사회적 참사는 반복되나
⑩ 학대와 방임 속에 떠난 아이들








/정운 기자 jw33@kyeongin.com 기자 admin@no1reelsi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