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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로 전화를 시대에는 수거하러 일종의 않았지만지난달 27일 건설산재 유가족들이 '건설의 날' 기념식이 열린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 앞에서 '산재사망 1위 추락사 막아야 한다'는 문구의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뉴스1


정부가 1년에 3명 이상이 산재로 사망하면 해당 기업에 최소 3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추진한다. 산재 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따져보면, 기업이 비용을 아끼려 노동자 안전대책을 소홀히 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이에 정부는 산재 예방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을 때 기업이 감당해야 할 경제적 비용 부담을 크게 높이기로 하고, 관련 법을 올해 안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다수 산재 사망, 과징금 부과하 토지대출 고 인허가 취소까지



지난 4월 16일 포스코이앤씨 사업장인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 붕괴 현장에서 소방대원 등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15일 정부가 발표한 산재 예방을 위한 ' 채용홈페이지 노동안전 종합대책'에 따르면, 노동자가 1년에 3명 이상 산재로 사망할 경우 영업이익의 5% 이내에서 법인에 대한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사망자 숫자와 사고 발생 횟수 등에 따라 차등 부과된다. 특히 하한액이 30억 원으로 설정되고, 회사의 전년도 영업이익이 손실인 경우에도 하한액은 적용된다.
올해만 4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포스코이앤 햇살론 승인 씨를 예로 들어보자. 지난해 이 회사 영업이익은 618억 원이다. 회사가 산재로 최대 과징금을 맞게 되면 30억9,000만 원가량을 내야 한다. 정부는 향후 전문가 논의를 거쳐 과징금 부과 절차 등 구체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건설사 영업정지 요건은 현행 '동시 2명 이상 사망'에서 '연간 다수 사망'으로 바꾼다. 영업정지는 고용노동부 학원강사 연봉 장관이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요청해 이뤄진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노동자 4명이 사망했지만 한 번에 2명 이상 사망한 경우가 없어 영업정지 요청 요건에 해당하지 않았다. 하지만 '연간 다수 사망' 기준이 적용되면 영업정지를 요청할 수 있게 된다. 연간 다수 사망 기준은 향후 논의해 정할 계획이다.


한양대 기숙사
그래픽= 강준구 기자


산재 사고가 반복되는 기업에 대한 인허가 취소 기준도 정리했다. 최근 3년간 영업정지 처분을 2회 받은 후 다시 영업정지 사유가 발생한 건설사에 대해 노동부 장관이 등록말소를 국토부에요청할 수 있는 규정을 새롭게 만들었다. 정부는 건설업 외에도 인허가 취소 규제를 가할 수 있는 업종을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대재해가 반복된 기업은 3년간 공공입찰 참가 자격을 박탈하기로 했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발생하는 산재를 엄중 대응하기 위해 중대재해 발생에 책임이 있는 공공기관장은 해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하기로 했다.
산재 발생 기업의 신용도에 타격을 주는 방안도 담겼다. 금융권 여신심사 기준과 대출약정 등을 개선해 대출금리 및 대출한도, 보험료 등에 중대재해 리스크를 확대 반영할 계획이다. 상장회사는 중대재해 관련 사실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하고 중대재해 관련 사실을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코드(연기금의 의결권 행사 지침)에 반영키로 했다.
이와 함께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산재 발생의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노동부 장관이 '긴급 작업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제도를 신설, 산재에 대한 정부 통제를 강화했다.

지자체에 근로감독 권한 일부 위임, 재해보고서 '공개'



2022년 10월 15일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경기 평택시 SPC 계열 공장이 가동되는 모습. 사진은 사고 발생 하루 뒤로 흰색 천으로 덮인 설비가 사고가 발생한 기계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제공


산업안전 관리·감독 시스템도 바꾼다. 노동부가 행사하던 근로감독권한 일부를 지자체에 부여한다. 노동부는 고위험사업군 감독에 집중하고 지자체는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감독을 담당한다. 2028년까지 지자체가 소규모 사업장 3만 개에 대한 산업안전 감독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또 향후 3년 내에 중앙 정부와 지자체 소속 근로감독관을 3,000명 추가 고용할 방침이다.
'안전일터 신고센터'를 개설해 산업 현장에서 산재 위험을 직접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예를 들어 건설 현장에서 고소작업 중 안전띠나 안전고리 미체결로 인한 추락 위험 신고가 접수되면 근로감독관이 현장에 출동해 추락망 설치 등을 지도하는 방식이다. 또 산재 발생 위험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는데 내년도 예산은 111억 원 책정됐다. 산재 위험 신고는 온라인과 모바일에 기반한 '일터 신고센터'를 개설해 접수하고, 신고 1건당 최소 포상금은 산업안전보건 규칙 위반(방호 설비 미준수 등) 50만 원, 고의적인 법 위반(산재 은폐, 정부명령 미이행 등) 500만 원 수준으로 논의 중이다.
산재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중간착취를 막기 위해 불법하도급 제재도 강화한다. 중간착취는 하청업체들이 수수료 명목으로 임금이나 공사비를 떼가는 행태인데, 그만큼 안전투자 비용이 감소해 산재 위험이 높아진다. 정부는 불법하도급에 따른 인명사고 발생 시 등록 말소 기준(현행법은 5년 내 3회 이상)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직 구체적인 방향은 공개되지 않았다.
또 지금까지 수사자료라는 이유로 꽁꽁 감춰뒀던 산재 관련 '재해보고서'도 공개하기로 했다. 최근 몇 년간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가 발생한 SPC의 경우도 재해보고서가 공개된 적은 한 번도 없어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회사의 구체적 법 위반 사항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기존에 조사된 재해 중 판결이 확정된 경우는 산안법 개정안이 통과된 후 시행 유예기간 중이라도 재해보고서를 공개할 계획이다.

외국인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 고용 제한



전남 나주시 소재 한 벽돌 생산 공장에서 한국인 노동자들이 스리랑카 국적 외국인노동자를 화물에 결박하고 지게차로 들어 올리는 모습. 연합뉴스


전체 산재 사망자의 13%에 이르는 외국인노동자 보호대책도 내놨다. 외국인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은 3년간 외국인노동자를 고용할 수 없고, 중대재해에 해당하는 질병, 부상을 당하면 1년간 외국인 고용이 제한된다.
산재 예방에 대한 노동자 참여권도 강화했다. 노동자 작업중지권 확대가 대표적이다. 현행법은 '산재 발생의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만 작업중지권을 요구할 수 있는데 법을 바꿔 '산재 발생의 급박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도 작업중지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노동자가 회사 '위험성평가' 모든 과정에 참여하도록 법을 바꾸고 위험성평가를 실시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선 벌칙을 적용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위험성평가 미실시에 대해선 별다른 제재가 없었다.
산재 위험에 대한 인식과 비용 투자가 부족한 1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는 내년도 예산 370억 원을 투입해 '스마트 안전장비' 보급을 확대한다. 스마트 안전장비는 인체감지센서가 장착된 지게차나 컨베이어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이 같은 산재 예방 예산을 2조723억 원 책정했다. 노동안전 종합대책 실현을 위해 국회 처리가 필요한 후속 입법은 올해 안에 추진하고, 명령·규칙 등 하위법령 사항은 연내 개정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또 산재예방대책의 지속성 확보를 위해 '안전한 일터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 위원회는 노사정 및 전문가 포함 15인 내외로 구성될 예정이다. 또 민관 합동으로 '산재예방 5개년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산업재해 예방은 노사 모두에게 이익"이라며 "올해를 산재왕국이라는 오래된 오명을 벗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노사정 대표자 회의'를 개최, 노동안전 종합대책의 실천적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