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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채현채
등록일: 25-07-2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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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7.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993년 수도국산 달동네 자리
재개발에 가난한 이들만 남아
머물 숙소·무료 교육시설 구축
인천 동구 서흥초등학교 뒤편에는 ‘수도국산’이라는 낮은 산이 있다. 학교 뒷길을 따라 수도국산으로 오르는 언덕은 ‘똥고개’로 불렸다. 1950~1960년대 비탈의 텃밭 거름으로 인분을 써 골목골목 아주저축은행 햇살론 에 분뇨 냄새가 풍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알려진다. 똥고개는 인천 지역의 대표적인 빈민가였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들에게 거주지를 뺏긴 이들이, 해방 이후에는 한국전쟁으로 고향을 잃은 피란민들이 똥고개로 몰려들었다. 1960~1970년대에는 일자리를 찾아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이곳에 터를 잡았다. 똥고개는 산꼭대기까지 작은 판잣집들이 들어차면서 전 국민주택기금 융자금 형적인 달동네가 됐다.
수도국산 달동네가 사라지기 직전인 1993년. 한 성공회 사제가 수도국산에 자리를 잡고 어려운 이들을 돕기 시작했다. 한용걸(63) 신부가 그 주인공이다. 30대 젊은 성공회 사제였던 한용걸 신부는 갈 곳 없는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숙소를 만들고, 장애 아동들이 무료로 교육받을 수 있는 시설도 설립했다. 지금은 인 마을금고금리 천 미추홀구 도화동에서 끼니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밥집을 운영하고 있다.
한 신부는 최근 그의 봉사활동 여정을 담은 자서전 ‘깊은 강은 소리 없이’(다인아트 2025)를 펴냈다. 한 신부는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봉사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은 저마다 고요한 강물을 갖고 있는데, 이들의 강에 대해서는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 취업규칙 는다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삶의 고비마다 접했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남겨두고 싶어 글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 보살핌… 내 책무라 여겨
‘섬김의 집’ 만들어 20년 운영
개인회생제도 미흡함 새마을금고 단기적금 건의도
그가 수도국산에 자리를 잡았던 때는 동네 개발을 코앞에 두고 있는 시기였다. 이 때문에 이미 마을 사람 중 대부분은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고, 보상을 받아도 살 곳을 찾기 어려운 가난한 이들만 남아 있었다고 한다. 그는 “바퀴벌레가 들끓는 집에 살거나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고, 인근에 있는 동인천역이나 자유공원에서 구걸하면서 삶을 이어가는 노숙자들도 많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강원도 춘천 출신인 한 신부는 인천과는 연고가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빈민가에서 수도 생활을 하고 싶어 수도국산에 터를 잡게 됐다. 한 신부는 “교회 안에서 수도 생활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의 책무는 가난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을 섬기는 것으로 생각해 이곳에서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변의 사람들을 조금씩 도와주며 활동을 하던 그는 개발을 앞둔 달동네에서도 방 한 칸 구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고 한다. 그가 20여년 동안 운영해 온 ‘섬김의 집’을 만들게 된 계기다. 한 신부는 “부모도 없는 청년이 큰 사고를 당해 하반신을 못 쓰게 됐지만, 갈 곳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러한 사람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섬김의 집을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0년 12월 운영이 어려워져 섬김의 집이 사라질 때까지 이곳에선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머물렀다”며 “어려운 이들에게서 무언가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고, 30년 넘게 봉사를 이어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최근 30여년 동안의 봉사활동을 담아낸 ‘깊은 강은 소리 없이’를 펴낸 한용걸(63) 성공회 신부는 “앞으로도 거리를 찾아다니면서 어려운 사람을 돕는 삶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2025.7.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코로나 때 ‘제물포 밥집’ 시작
하루 100~150명 찾아 무료 식사
힘든 사람 돕다 떠나는것 소망
그의 책에는 봉사하면서 만난 여러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 신부는 그 중에서 가장 안타까운 사람으로 섬김의 집에 머물던 중년의 남성을 꼽았다. “중견기업 부장을 했던 사람이었는데, 큰 사고를 겪으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폐인처럼 살다가 섬김의 집에 오게 됐다”며 “이곳에서 다행히 마음을 다잡으면서 복지 법인에서 사무 업무도 할 수 있었지만, 방황하던 시절 생긴 거액의 빚 때문에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세상을 등지게 됐다”고 말하며 씁쓸해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개인회생제도가 잘 갖춰져 있지 않아 그에게 한 번의 기회가 더 주어지지 않았다”며 “안타까운 마음에 개인회생제도가 더 촘촘해질 수 있도록 정치권이나 지자체를 찾아 건의했고, 정책에 반영된 부분도 있었다”고 했다.
한 신부는 1994년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장애아동을 위한 무상교육시설인 ‘징검다리 장애아동상담소’를 설립했다. 그는 장애아동에 대한 무료교육 혜택이 없어 비싼 돈을 내고 사설 교육기관을 전전하는 가족들이 안타까워 교육시설을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 신부는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시절 장애아동을 둔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을 접했고,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세상을 떠나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장애아동들이 비용에 구애받지 않고, 교육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징검다리 장애아동상담소를 설립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치료시설 운영 비용을 지원해 주고, 무료로 아이들을 가르쳐 준 소중한 분들 때문에 시설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25.7.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던 2020년 그는 무료 급식소 문을 열게 됐다. 기존에 운영되던 무료 급식소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운영을 중단했지만, 저소득층 노인이나 노숙인을 위해 본인이라도 나서야겠다는 생각에 무료 급식소인 ‘제물포 밥집’을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 신부는 “처음에는 도시락을 나눠줬고, 지금은 하루에 100~150명의 사람이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다”며 “미추홀구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뿐 아니라 멀리서는 부평이나 김포에서도 찾아오는 이들이 있다. 이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 된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봉사를 이어오고 있는 그는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한 신부는 “섬김의 집 운영 과정에서 필요한 부식이나 운영비를 지원해 준 사람도 있었고, 시설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봉사 활동에 참여한 사람도 많았다”며 “지금 운영 중인 제물포 밥집에서 쓰이는 식자재나 테이블, 주방 기기 모두 많은 분들의 지원으로 마련했고,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 봉사자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한 신부는 수도자로서 본인의 사명은 ‘사회의 마지막 안전망’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반평생 빈민가를 찾아다니며 어려운 사람을 도우면서 안타까운 사연을 많이 접했다”며 “우리 사회의 안전망이 조금 더 촘촘했더라면 살릴 수 있었던 이들이 많았고, 그러한 사례를 줄이고자 노력한 것이 봉사를 이어오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려운 사람을 도와가면서 남은 사명을 다 하고 떠나는 것이 마지막 소망”이라고 했다.
■한용걸 신부는?
한용걸 성공회 신부는 1962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한신대 철학과와 성공회대 사목신학 연구원을 마치고, 성공회 사제로 서품받았다. 30년 동안 인천지역 빈민가에서 어려운 이들을 도왔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제물포 밥집’을 운영하면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나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주엽 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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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에 가난한 이들만 남아
머물 숙소·무료 교육시설 구축
인천 동구 서흥초등학교 뒤편에는 ‘수도국산’이라는 낮은 산이 있다. 학교 뒷길을 따라 수도국산으로 오르는 언덕은 ‘똥고개’로 불렸다. 1950~1960년대 비탈의 텃밭 거름으로 인분을 써 골목골목 아주저축은행 햇살론 에 분뇨 냄새가 풍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알려진다. 똥고개는 인천 지역의 대표적인 빈민가였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들에게 거주지를 뺏긴 이들이, 해방 이후에는 한국전쟁으로 고향을 잃은 피란민들이 똥고개로 몰려들었다. 1960~1970년대에는 일자리를 찾아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이곳에 터를 잡았다. 똥고개는 산꼭대기까지 작은 판잣집들이 들어차면서 전 국민주택기금 융자금 형적인 달동네가 됐다.
수도국산 달동네가 사라지기 직전인 1993년. 한 성공회 사제가 수도국산에 자리를 잡고 어려운 이들을 돕기 시작했다. 한용걸(63) 신부가 그 주인공이다. 30대 젊은 성공회 사제였던 한용걸 신부는 갈 곳 없는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숙소를 만들고, 장애 아동들이 무료로 교육받을 수 있는 시설도 설립했다. 지금은 인 마을금고금리 천 미추홀구 도화동에서 끼니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밥집을 운영하고 있다.
한 신부는 최근 그의 봉사활동 여정을 담은 자서전 ‘깊은 강은 소리 없이’(다인아트 2025)를 펴냈다. 한 신부는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봉사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은 저마다 고요한 강물을 갖고 있는데, 이들의 강에 대해서는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 취업규칙 는다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삶의 고비마다 접했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남겨두고 싶어 글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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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김의 집’ 만들어 20년 운영
개인회생제도 미흡함 새마을금고 단기적금 건의도
그가 수도국산에 자리를 잡았던 때는 동네 개발을 코앞에 두고 있는 시기였다. 이 때문에 이미 마을 사람 중 대부분은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고, 보상을 받아도 살 곳을 찾기 어려운 가난한 이들만 남아 있었다고 한다. 그는 “바퀴벌레가 들끓는 집에 살거나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고, 인근에 있는 동인천역이나 자유공원에서 구걸하면서 삶을 이어가는 노숙자들도 많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강원도 춘천 출신인 한 신부는 인천과는 연고가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빈민가에서 수도 생활을 하고 싶어 수도국산에 터를 잡게 됐다. 한 신부는 “교회 안에서 수도 생활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의 책무는 가난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을 섬기는 것으로 생각해 이곳에서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변의 사람들을 조금씩 도와주며 활동을 하던 그는 개발을 앞둔 달동네에서도 방 한 칸 구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고 한다. 그가 20여년 동안 운영해 온 ‘섬김의 집’을 만들게 된 계기다. 한 신부는 “부모도 없는 청년이 큰 사고를 당해 하반신을 못 쓰게 됐지만, 갈 곳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러한 사람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섬김의 집을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0년 12월 운영이 어려워져 섬김의 집이 사라질 때까지 이곳에선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머물렀다”며 “어려운 이들에게서 무언가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고, 30년 넘게 봉사를 이어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최근 30여년 동안의 봉사활동을 담아낸 ‘깊은 강은 소리 없이’를 펴낸 한용걸(63) 성공회 신부는 “앞으로도 거리를 찾아다니면서 어려운 사람을 돕는 삶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2025.7.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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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봉사를 이어오고 있는 그는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한 신부는 “섬김의 집 운영 과정에서 필요한 부식이나 운영비를 지원해 준 사람도 있었고, 시설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봉사 활동에 참여한 사람도 많았다”며 “지금 운영 중인 제물포 밥집에서 쓰이는 식자재나 테이블, 주방 기기 모두 많은 분들의 지원으로 마련했고,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 봉사자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한 신부는 수도자로서 본인의 사명은 ‘사회의 마지막 안전망’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반평생 빈민가를 찾아다니며 어려운 사람을 도우면서 안타까운 사연을 많이 접했다”며 “우리 사회의 안전망이 조금 더 촘촘했더라면 살릴 수 있었던 이들이 많았고, 그러한 사례를 줄이고자 노력한 것이 봉사를 이어오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려운 사람을 도와가면서 남은 사명을 다 하고 떠나는 것이 마지막 소망”이라고 했다.
■한용걸 신부는?
한용걸 성공회 신부는 1962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한신대 철학과와 성공회대 사목신학 연구원을 마치고, 성공회 사제로 서품받았다. 30년 동안 인천지역 빈민가에서 어려운 이들을 도왔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제물포 밥집’을 운영하면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나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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