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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동해 김종훈 김민수 유채연 기자 = 서울 관악구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피자가게에서 흉기를 휘둘러 3명을 숨지게 한 가맹점주가 최근 점포 인테리어와 배달 문제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해 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본사와 점주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사업상 갈등이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본사 관계자와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본사 측은 가맹점주와의 갈등은 일절 없었다고 반박했다.
창원 직장인 영어 4일 오후 뉴스1과 만난 피의자 A 씨의 가족 B 씨는 최근 A 씨가 점포 인테리어 문제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왔다고 말했다. B 씨는 "누수 때문에 한 23개월 전부터 완전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거기(점포) 냉장고 밑이 허공이라 주저앉았다"고 털어놓았다.
앞서 A 씨는 3일 오전 10시 57분쯤 자신이 운영하는 관악구 조 전통시장 활성화 원동의 한 피자집에서 프랜차이즈 본사 임원과 동행한 인테리어 업자 2명 등 3명을 흉기로 공격했다. 피해자 3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이 중 인테리어 업체 대표와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부녀지간으로 확인됐다.
사건이 발생한 점포는 2023년 10월쯤 본사와 가맹계약을 맺고 운영을 시작했다. 이후 매장 내 일부 타일이 깨지는 등 액트캐쉬 문제가 생기면서 인테리어 업체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보인다.
피의자인 40대 가맹점주 A 씨는 타일뿐 아니라 누수 문제도 발생해 보수를 요청했지만, 시공업체 측이 보증기간이 지났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B 씨는 "처음에는 (보수를) 해준다고 했다가 못해 주겠다"며 업체가 농협중앙회 말을 바꿨다고 토로했다.
이에 프랜차이즈 본사가 인테리어 리뉴얼을 강요하며 업주에게 압박을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본사 측은 인테리어 공사의 경우 가맹점주가 직접 업체를 선택해 계약하는 것이며 본사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 프랜차이즈 대표 C 씨는 "기존에 저희 매장들을 아파트 매매 서류 했던 인테리어 업체 중 가장 저렴하고 잘하는 데를 두세 군데 해서 견적을 받아 드리는 것"이라며 본사가 인테리어 업체를 강제로 지정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C 씨는 또 A 씨가 인테리어 업체와 갈등을 빚자 이를 중재하기 위해 회사 직원이 현장에 갔다가 범죄 피해로 사망했다며 "일방적으로 피해를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가맹점주 대부분도 본사가 인테리어 업체 선정을 강요한 적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한 가맹점주는 "그런 것이 하나도 없었다"며 인테리어 압박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맹점주도 본사가 인테리어 업체를 추천해 주기는 했지만 의무적으로 하라는 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 흉기 살인 사건이 발생한 서울 관악구 조원동의 한 주택가에서 경찰들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2025.9.3/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B 씨는 또 A 씨가 배달 관련 문제로도 고충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A 씨는 최근 한 배달 플랫폼에 신설된 '1인분 배달'과 관련해 불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본사에서 (1인분 배달을) 권장해서 '해야 되나' 고민이 많았다"며 "그걸 하게 되면 몸만 힘들고 남는 게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대표 C 씨도 최근 여러 가맹점주들이 1인분 배달 참여 여부를 두고 고민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할인 이벤트를 해야 1인분 배달 메뉴에 포함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매장마다 마진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다만 C 씨는 "저희 정책은 거기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라며 1인분 배달을 강요하지 않았고, A 씨도 하루만 참여한 뒤 그다음부터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프랜차이즈 영업 상황이 악화하면서 A 씨가 경영난을 겪다가 추가 비용 문제가 생기자 분노를 참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해당 프랜차이즈 본사의 매출은 가맹사업 시작 이후 꾸준히 증가해 왔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2~2024년 매출은 31억 9800만 원에서 75억 6100만 원, 85억 800만 원으로 늘었다. 가맹점 수도 41개에서 102개로 증가했다. 102개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은 2억 300만 원이었다.
가맹점주가 부담한 비용을 보면 가입비 700만 원, 교육비 300만 원, 주방·집기류 등 기타 비용 5720만 원이었지만, 본사는 최근까지 가입비를 면제해 왔다.
다만 본사의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최근 계약을 해지하는 점포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계약 해지 점포는 17곳, 명의 변경은 10곳이었다. 2023년에는 계약 해지 4곳, 명의 변경 7곳이었다. A 씨 역시 최근 운영하던 매장을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C 씨는 다시 배달앱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배달앱 때문에 수익률이 떨어져 가맹계약을 해지한 것이라며 본사와 갈등으로 해지한 곳은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억측과 추측이 엇갈리는 가운데 경찰은 정확한 경위 파악을 위해 본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오후에는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다.
해당 관계자는 경찰에 출석해 본사와 점주 사이의 문제가 없었다는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을 제시하며 관련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의 여자친구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 씨의 경우 범행 직후 자해하여 중상을 입어 경찰 조사가 어려운 상태다. A 씨는 수술을 받고 현재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으로 경찰은 그가 퇴원하면 신병을 확보해 조사할 방침이다.
potg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