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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채현채 등록일: 25-07-2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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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of no return’








‘data.flux [n˚2]’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전자음. 마치 수술실의 심박 장치처럼 긴장감이 감도는 소리 혹은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기 직전의 지직거림 같기도 하다. 그 전자적 파형 속을 걷다 보면, 어느새 수많은 도시 풍경과 지형 이미지, 인 정기예금 금리계산 간의 뇌와 신체 일부가 겹겹이 뒤섞이며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마치 위성에서 촬영한 듯, 비행기가 땅에 가까워지며 지형이 구체화되는 순간이 떠오른다.

지난 9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복합전시 3·4관에서 개막한 ‘2025 ACC 포커스-료지 이케다’ 전시 풍경이다.
ACC는 개관 10주년을 맞아 기준금리동향 2015년 창·제작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사운드 아티스트 료지 이케다와 10년 만에 다시 협업 전시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그 출발점을 다시 바라보면서도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오디오-비주얼 아트와 데이터 미학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그는 관객의 감각을 전면적으로 작동시키는 몰입형 작업을 통해 기술과 존재에 대한 사유를 우리은행 자유적금 유도해왔다.
료지 이케다는 이번 전시에 대해 “작품에 텍스트나 메시지를 제시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작가의 해석이 개입되는 순간, 관람자의 해석이 위축된다”며 “전시 전체를 하나의 콘서트이자 여행처럼 바라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시실에는 해설 텍스트가 배제됐고, 관람객은 디지털 거치 상환 가이드를 활용, 스스로의 감각을 통해 작품을 받아들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 4점을 포함한 총 7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data.flux [n˚2] (2025)’는 인간 DNA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기하학적 패턴이 10m 길이 LED 스크린을 통해 흐르며 감각의 밀도를 끌어올린다.
개인회생전문이어지는 ‘critical mass (2025)’는 10m x 10m 규모의 바닥 스크린과 신체를 울리는 전자음을 통해 압도적 몰입감을 선사한다.
또한 ‘point of no return (2018)’은 블랙홀의 사건지평선을 모티브로 빛의 궤적과 조명을 통해 이해의 경계를 시각화하며, ‘exp #1 (2020)’은 레이저와 설치물로 공간과 빛의 관계를 드러낸다.
ACC의 40m 벽면에 상영되는 ‘data-verse’ 3부작(2019-2020)은 CERN과 NASA, 인간게놈 프로젝트 등 실제 데이터를 시청각적으로 변환한 이케다의 대표작이다.
데이터의 스케일과 미학을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이를 기반으로 한 분할 재구성 작품 ‘data.gram [n˚8] (2025)’도 복도 공간에 전시된다.
‘sleeping beauty (2025)’ 시리즈도 눈길을 끈다. 무리수의 개념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업은 바코드 형태의 시각 언어로 무한성과 수학적 질서를 구현한다.
이케다는 “무리수는 우리가 알기 전부터 존재했고, 지금도 무한히 이어지고 있다”며 “작품의 해석은 작가가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무한히 확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작가가 강조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전시는 음악의 추출과 다르지 않으며, 공간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사운드와 빛을 통해 감각적인 구조물을 쌓아가는 과정이라는 것.
ACC라는 공간에서 구현된 이케다의 작품은 물리적 구조뿐 아니라, 공간이 지닌 분위기와 감정의 층위까지 반영해 구성됐다.
데이터와 음향, 시각적 구조가 하나의 오케스트라처럼 엮인 이 전시는 우리가 살아가는 디지털 시대에 예술이 건네는 또 하나의 ‘작곡’처럼 은은하고도 큰 울림을 남긴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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