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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가 위해 그래요. 자들이 억지 이봐현재 체코에서 운영 중인 두코바니 1∼4호기 원전의 냉각탑에서 수증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이재명 정부 출범 첫날인 지난 4일 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 이른바 ‘팀코리아’가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신규 원전 2기를 짓는 계약이 갑작스럽게 체결됐다. 체코 법원의 ‘계약 중지’ 가처분 결정으로 애초 열리기로 한 최종 계약식이 전격 취소된 지 한달 만이었다. 체코 원전 건설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의 ‘원전 수출’ 낭보지만, 미국 웨스팅하우스·프랑스전력공사 등 경쟁 업체들의 문제 제기 등으로 숱한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유럽연합(EU)의 원전(에너지) 규제, 중장기 건설 과정의 수익성 등 계약 성사 뒤 취업정보센터 에도 체코 원전 수주를 둘러싸고 여전히 남아 있는 쟁점들을 다섯 가지로 정리해봤다.
“㎿h당 90유로”…‘파격적’인 건설 단가?
즈브네크 스타뉴라 체코 재무장관은 “‘메가와트시당(MWh) 90유로 미만’이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제안을 제출했다”며 지난 4일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코바니 원전 건설 계약을 체결한 배경에 대 무직자대출 도움론 해 설명했다.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에서 생산하는 전기료가 지난해 유럽연합의 가정용 전기요금(메가와트시당 약 287유로)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는 한수원이 그만큼 저렴한 건설 단가를 제시했다는 뜻으로, 그동안 국내에서 이 사업을 두고 제기되어 온, ‘경쟁사보다 너무 싼 값에 지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연결된다.
또 페트 주부여성대출 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계약 체결 직후 소셜미디어에 “두코바니 원전 건설 60%에 체코 현지 기업이 참여한다”며 이번 계약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전체 사업비 4070억코루나(약 26조원) 중 2400억코루나 이상이 현지 기업에 돌아가도록, 체코 입장에선 ‘국가에 이로운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건설단가가 저렴한데 높은 현지화율까지 보장한다면, 팀코리아가 중국어집합명사 가져가는 몫은 상대적으로 작아지게 된다.
이중격납건물, 냉각탑 건설은 처음이라
유럽의 원전 안전 규제는 까다롭기로 악명 높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 뒤 규제가 강화되는 바람에 7천여건의 설계 변경 과정을 거치며 공사 기간이 10년 넘게 늦어진 영국 힝클리 원전 건설 사업이 이를 잘 보여준다. 공사 기간 연장은 공사비 증가 인천신용보증재단 로 직결돼 수주 기업의 막대한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
원전 업계에선 한수원이 이번 두코바니 원전에서 이중격납건물과 냉각탑을 처음 건설하는 게 공기를 지연시키는 변수가 될 것을 우려한다. 국내 원전은 원자로 격납건물 내 벽체에 철판을 덧대는 방식으로 건설하지만, 유럽 원전은 격납건물 안에 격납건물을 하나 더 짓는 방식으로 건설해야 한다. 두 격납건물 사이 약 60㎝ 공간을 진공상태로 유지해 방사능 외부 유출을 막는 방식이다. 또 바닷가에 지어 바닷물을 냉각수로 사용하는 우리나라 원전과 달리, 내륙 국가인 체코에는 열을 공기 중에 방출하는 구실을 할 냉각탑을 건설해야 한다. 한수원은 아직까지 이중격납건물, 냉각탑을 지어본 경험이 없다.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가장 최근 운영을 시작한 국내 신한울 1·2호기 건설 당시에도 ‘가압기안전방출밸브’(POSRV)의 성능 불량 문제 등으로 준공이 지연된 일을 겪었다. 그런데 원전 규제가 심한 유럽에서 이중격납건물과 냉각탑, ‘코어캐처’(사고로 녹은 핵연료가 격납건물 외부로 유출되는 걸 막기 위한 저장시설) 같은 시설이 포함된 원전을 처음 짓는 데에는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에 짓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조감도.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체코에 건설될 에이피알(APR)1000 조감도.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유럽위원회(EC) 조사·승인…아직 남은 분쟁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과 관련해 이번에 양자간 계약은 체결됐지만, 아직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관할의 ‘역외보조금’(FSR) 규정 위반조사, ‘유럽연합기능조약’(TREU)에 따른 건설 승인 등 법적인 절차들이 남아 있다.
유럽연합 국가들은 국가가 국고로 지원하는 발전사업 등을 추진할 때 과도한 시장 개입을 막기 위해 유럽연합 차원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체코 정부는 현재 두코바니 원전 건설에 대해 최종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전체 2기의 원전 가운데 5호기에 대해선 2022년 신청해 2024년 4월 승인을 받았었지만, 2024년 초 갑자기 건설할 원자로를 2기로 늘리고 사업비 조달 계획 등을 변경해 다시금 사업 승인을 신청해둔 상태이기 때문이다.
입찰 당시 경쟁 상대였던 프랑스전력공사(EDF)가 한수원이 한국 정부로부터 부당한 지원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한수원을 역외보조금 규정 위반으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제소한 것도, 향후 판단 결과에 따라 공사 진행에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프랑스전력공사는 체코 반독점사무소(UOHS)에도 같은 취지의 이의를 제기했는데, ‘문제없다’는 체코 반독점사무소의 판단을 두고 체코 법원에서의 행정소송도 진행 중이다. 가처분은 취소됐으나 본안 소송이 아직 남아 있고, 오늘 25일 심리가 시작된다.
원전이 간절한 체코 여당…정치권 동향도 변수
체코 집권 여당이자 보수 성향인 시민민주당은 오는 10월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이 떨어진 상황에서 ‘원전 건설’ 카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피알라 체코 총리가 강조한 것처럼, 건설 비용 중 60% 이상을 현지 기업에 돌려 경제를 살리고 서민들을 위해 미래에 ‘싼 에너지’를 도입하겠다며 표심을 공략하는 것이다. 총선이 4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체코 법무부가 마약 관련 범죄자로부터 10억코루나(약 630억원)어치의 비트코인 기부금을 받아 장관이 사퇴하는 스캔들까지 터져, ‘국면 전환’을 위해 한수원과의 계약을 서둘렀을 것이란 풀이도 나온다. 원전 계약 권한 등을 다음 정부에 넘기라고 주장해온 야당이 집권할 경우, 두코바니 원전 건설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도 주목된다.
다만 집권 세력이 바뀌어도 원전 건설은 계속 추진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체코는 석탄발전과 원전 비중을 각각 30% 후반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내륙 국가의 특성상 해상풍력이 불가능하고 국가 면적도 한국보다 적어 태양광 확대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운영 중인 원전 6기(두코바니 4기, 테멜린 2기)의 설계 수명이 다하는 2030년 이후에 대비해 원전 건설이 필요하다는 국민 여론도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어, 원전 계약을 무작정 파기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체코 플젠 산업단지 내 두산스코다파워 공장에서 페트로 피알라 체코 총리와 함께 터빈 블레이드에 서명한 뒤 밝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불투명한 원전 사업, “미래세대에 부담”
두코바니 원전 건설 계약 소식이 전해진 뒤 업계에선 수십조원이 오가는 대규모 계약이 ‘전자서명’ 방식으로 급하게 진행된 전례가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지난달 지방법원의 갑작스러운 ‘계약 중지’ 가처분 결정 때문에 팀코리아는 체코에 출장을 가서도 계약서에 최종 서명을 하지 못했는데, 지난 4일 상급 법원이 가처분 결정을 취소하자마자 곧장 전자서명으로 서둘러 계약을 마무리지었다. 양쪽이 미리 마련해둔 절차였다고는 하나, ‘이례적으로 서둘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이재명 정부 출범 첫날이기도 했다.
가뜩이나 국외 원전 사업은 “국가 간 계약”이라는 명목으로 계약 조건, 수주 수익 등 관련 내용들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문제라는 비판을 받아온 터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이자 유일한 국외 실적인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건설 사업은 수주 당시 ‘10% 이익률’ 기대까지 나왔으나, 최근엔 누적 이익률이 0% 수준으로 나타났다. 체코 원전 역시 이를 반복해 국민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체코 원전 ‘저가 수주’ 논란이 계속되고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분쟁 합의를 위해 ‘향후 유럽 원전 수주를 포기했다’는 말이 나오는데도, ‘양사 간 비밀계약’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며 “국외 사업으로 돈을 벌어 국민 전기료를 낮추겠다는 애초 목적을 이루긴커녕 국외 사업의 ‘마이너스’ 부담을 미래세대로 떠넘기는 게 아닌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한겨레에 말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