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일상 속 쉼표, 비아그라로 완성하는 완벽한 주말
작성자: 선강보한
등록일: 25-12-15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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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일상 속 쉼표,
비아그라로 완성하는 완벽한 주말의 행복
바쁜 일상을 벗어나 주말을 제대로 즐기는 법
현대인의 삶은 그야말로 바쁘고 치열한 연속입니다. 업무와 가족,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그러다 보니 소중한 관계와의 시간도 부족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말은 이 모든 부담에서 잠시 벗어나 쉼과 재충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시간입니다. 그런데 이런 주말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어디서부터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요?
여기서 중요한 한 가지는, 몸과 마음이 모두 준비된 상태에서만 진정한 휴식과 만족을 느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성적 만족은 이러한 휴식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개인의 행복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이와의 관계에도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비아그라Viagra가 여러분의 삶을 변화시킬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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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그 이상의 특별한 시간을 만드는 비결
1. 몸과 마음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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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reelnara.info
“우린 마이클 조던, 샤킬 오닐 정도 되니까 골인하지.”
서울 강남구 환경미화원 나인수(69)씨와 이천식(60)씨는 삼성역 앞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창에서 쏟아내는 노란 불빛을 받으며 재활용 쓰레기를 던지고 있었다. 이씨는 눈이 소복이 쌓인 재활용 수거함에서 쓰레기가 가득 찬 봉투를 꺼냈다. 그는 투입구를 말아 쥔 뒤 청소차 측면에서 적재함을 향해 봉투를 날렸다. 나씨는 “가벼운 건 그냥 던져버린다”라며 맥주병이 비치는 묵직한 봉지를 또 한 번 띄웠다. 그는 “보통 사람은 10개 던지면 2개가 들어갈까 말까다. 우린 10m 뒤에서도 골인한다” 게임몰릴게임 고 말했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탐사보도팀 정세진 기자가 재활용 쓰레기 청소차에 스티로폼을 투입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서울에 첫눈이 내린 지난 4일 오후 8시40분. 강남구에 백경릴게임 영하 10도의 바람이 불었다. 눈으로 질척해진 봉은사로 8차선 도로 위로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다. 차로 5분 거리인 강남구청역에서 코엑스 앞까지 그날 밤은 30분이 걸렸다. 나씨와 이씨는 청소차 뒤편까지 걸어가 쓰레기를 실을 여유가 없다. 작업 시간을 줄이기 위해 쓰레기를 어깨 위로 던지는 일을 반복했다.
20대 여성 바다이야기오리지널 기자도 눈 쌓인 보도블록 위에서 정육면체 스티로폼 상자를 힘껏 던졌다. 스티로폼은 3m가량 높이의 5t 청소차 적재함 상단을 맞고 힘없이 떨어졌다. 잠시 뒤, 나씨와 이씨가 가로수 아래 놓인 재활용 쓰레기봉투를 두 손으로 집어 어깨 위로 던졌다. 농구장에서 백보드를 노리듯 갈색 박스와 초록색 소주병이 가득 든 봉투는 각도를 맞춰 포물선을 그렸다. 봉투는 릴게임추천 청소차 덮개에 맞은 후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나씨가 조던과 오닐을 내건 이유다. 어떤 각도에서든 정확하게 골을 넣는 두 전설적인 선수처럼, 이들은 무거운 쓰레기도 가뿐하게 던졌다. 다만 이들의 슈팅은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들과는 전혀 다른 조건 위에서 이뤄진다. 환경미화원은 실내 코트가 아닌 야외 골목과 도로를 수만 보씩 오간다. 심야 시간에 농구공보 바다이야기디시 다 무겁고 크고 때로는 위험한 봉투를 들어 던지고 있다.
취재팀은 하루 8시간씩 총 6일 환경미화원 작업 현장에 동행했다. 서울 강남구·금천구, 경기 안산시에서 일하는 15명의 환경미화원과 동행 취재한 결과, 이들은 하루 평균 85.8㎞를 이동하고 2만8053보를 걸으며 작업하고 있었다.
오후 10시, 선릉파출소 앞. 청소차 운전원 우대희(61)씨가 나씨를 향해 “형님, 뒤에 한 번 밟으셔야겠다”고 외쳤다. 나씨는 청소차 적재함 위로 올라섰다. 잠시 전까지 백보드 역할을 하던 청소차의 열린 덮개가 지지대가 됐다. 그는 청소차 덮개를 두 손으로 잡은 채 두 발로 쿵쿵 내디디며 적재함 곳곳을 밟았다.
반투명한 재활용 봉투와 종이 박스가 쌓인 적재함 위에서 무작정 쓰레기를 밟았다. 그럴 때 예상치 못한 물체가 발바닥을 찌르기도 한다. 실제로 금천구에서는 재활용 쓰레기 더미를 밟다가, 피자를 고정하는 ‘피자 삼발이’에 환경미화원의 신발 밑창이 뚫리는 일이 있었다.
나씨는 무거운 봉투를 팔로 던져 올리는 반복 작업 때문에 팔꿈치에 무리가 간다고 했다. 올여름에도 정형외과에서 진통제를 받았다. 그는 “진찰받고 약 먹어도 효과는 잠깐이다. 차라리 파스를 붙이고 일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2023년 기준 강남구의 재활용 쓰레기 배출량은 하루 평균 약 207t이다.
몸의 통증보다 더 힘든 건 수면 부족이다. 그는 “눈이 많이 오든 비가 쏟아지든 쉬는 날이 없다. 집에 가면 잠자기 바쁜데 그마저도 푹 못 잔다”며 “요즘은 오전 10시에 누워도 서너 시간 자고 나면 한 번씩 깬다”라고 말했다. 오후 9시까지 출근하고 오전 7시에 퇴근하는 나씨는 쓰레기를 밟은 후 청소차에 올라타 길게 하품을 내뱉었다.
지난 11월 17일 새벽, 서울 금천구에서 2.3t 재활용품 수거차가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최상수 기자
근무 중 휴식 시간은 오전 1시부터 3시까지다. 이 시간에 휴게실에서 쪽잠으로 수면을 보충하지만 피로는 누적된다. 일주일 중 하루뿐인 휴무일은 밀린 잠을 자는 날이다. 나씨는 “쉬는 날엔 진짜 온종일 잔다. 그때는 밤에 자니까 8~9시간 쭉 잘 수 있다”고 말했다.
◆금천의 밤
금천의 밤은 강남보다 어두웠다. 발광다이오드(LED) 광고판이 번쩍이는 번화가 대신 낮은 주택이 이어진 시흥동에서는, 조명이 닿지 않는 골목이 더 많았다. 금천구 현장에 다녀온 지난달 17일, 서울은 올겨울 처음으로 영하의 날씨를 기록했다. 이날 만난 환경미화원 신재삼(60)씨는 가로등 불빛이 희미한 주택가로 들어섰다. 그는 안전모 챙에 달린 헤드랜턴을 켰다. 신씨는 어둠 속에서 쓰레기봉투를 비추며 “주간 작업이 환해서 훨씬 낫지”라고 말하며 일을 이어갔다. 금천구는 2023년 6월 4주간 주간 작업을 시범 운영했다. 당시 금천구는 2024년 1월1일부터 주간 작업으로 전환하기로 했지만, 그해 연말 계획을 무산시켰다.
밤이 깊은 시흥동 골목에서 신씨의 몸을 드러내는 것은 오직 헤드랜턴의 빛뿐이었다. 형광띠가 바랜 안전조끼를 입은 그가 멈춰 서면 검은 아스팔트와 구분이 어려웠다. 신씨는 다시 불빛을 바닥에 비추며 일반쓰레기 봉투를 양손에 들어 적재함으로 던졌다.
지난 11월 17일 서울 금천구에서 야간작업 중 발견된 꼬치가 튀어나온 쓰레기 봉투. 최상수 기자
어둠 속에서는 위험을 먼저 알아채기 어렵다. 그가 일을 시작한 지 3년이 지났을 무렵, 신씨는 쓰레기봉투 안에 들어있던 낚싯바늘이 허벅지를 파고들어 종아리까지 찢어진 적이 있다고 했다.
신씨는 게 껍데기, 병 조각, 이쑤시개 따위에 자주 찔린다고 말했다. 그는 “어두컴컴한데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콱 집어봐라. 장갑 끼고 있어도 뚫고 들어온다. 따끔한 정도가 아니다”고 답했다. 한 달 전에는 다른 환경미화원이 오른쪽 검지가 오염된 이쑤시개에 찔렸다. 손이 벌겋게 부풀어 오른 탓에 손가락에 붕대를 감아야 했다.
팔과 어깨 힘만으로 들기 버거워 신씨는 75ℓ 봉투를 왼쪽 허벅지에 올려 반동을 주며 적재함에 실었다. 쓰레기와 직접 닿을 일이 없는 다리도 다치는 이유다. 신씨는 “팔이 너무 아파서, 다리를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4년 전 8월 어느 아침엔 일어났더니 왼쪽 어깨가 꿈쩍도 하지 않아 2주를 정형외과에 입원하기도 했다.
신씨는 깨진 거울 파편이 튀어나온 파란 종량제 봉투를 보여주며 “이런 유리에 찢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봉투 표면을 찢고 나온 날카로운 유리 조각이 가로등 빛에 반짝거렸다. 다른 골목에서는 기자가 집어 든 봉투의 매듭에서 무언가가 손등을 긁었다. 집은 봉투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검은색 하이힐의 10㎝가량 뾰족한 스틸레토 굽이 종량제 봉투 매듭을 뚫고 튀어나와 있었다.
야간에는 차 사고도 빈번하다. 신씨는 “청소차 운전원이 졸면서 운전하는 것도 많이 봤다”며 “청소차와 전봇대랑 부딪쳤던 것만 여러 번”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때마다 무릎이나 발가락을 다쳤다.
청소차 뒤편에서는 압착판이 내려올 때마다 봉투가 터지며 팝콘 튀는 듯한 소리가 이어졌다. 뿌연 먼지가 피어오르다가 와그작 유리병이 깨지는 소리가 퍼졌다. 신씨는 “소리 들리지 않나. 저런 거에 허벅지가 찢어지는 것”이라며 아까 한 말을 거의 그대로 되풀이했다. 위험이 반복되듯 그의 설명도 반복됐다.
호흡이 가빠졌다. 마스크가 짐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신씨의 너른 보폭에 맞춰 골목을 걷고 허리를 숙여 봉투를 집었다. 다시 상체를 들어 던지는 일을 반복하자 숨이 찼다. 먼지가 나고 냄새가 역해도 이들이 마스크를 쓰지 못하는 이유였다.
쓰레기봉투에서 물기가 묻어났다. 누군가가 음식물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다. 축축한 봉투를 집으면 손끝은 얼어붙을 듯 시렸다.
휴식은 거의 없다. 수거를 한 차례 마치고, 공중화장실을 들러 다시 출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7분. 이날 운전원과 상차원이 동시에 화장실을 세 번 다녀왔다. 그렇게 확보된 휴식 시간은 하루 20분이 전부였다.
청소차 뒤편에는 ‘3인 1조 작업 준수’ 안내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하지만 금천구 현장 동행 이틀 동안 마지막 한 시간을 제외하고는 줄곧 2인 1조로 움직였다. 정해진 시간에 수거를 끝내려면 한 명은 쓰레기를 모아두는 사전 작업을 해야 했다. 결국 현장은 운전원과 상차원 둘만으로 채워졌다.
두 사람은 주민들이 잠든 골목에서 말없이 호흡을 맞췄다. 신씨는 80㎝ 높이의 2.5t 차 조수석에서 수십 차례 뛰어내렸고, 운전원은 신씨가 던지기 쉬운 각도에 맞춰 후진했다. 신씨는 허리를 숙여 봉투를 잡고, 일어서 두 팔로 던지고 다시 숙이는 동작을 쉼 없이 이어갔다. 이틀 동안 김씨의 후진 횟수는 평균 52회, 신씨가 차량을 오르내린 횟수는 168회였다. 48층 아파트를 왕복으로 오르내리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안산의 새벽
동틀 무렵, 경기 안산시의 주간 수거 현장에서는 쓰레기의 형태가 그대로 드러났다. 어둠 속에서 봉투를 더듬어 던질 필요는 없었다. 대신 압착진개차에서 터진 쓰레기봉투 속 음식물과 각종 오염물이 고스란히 눈에 들어왔다.
지난달 10일 오전 6시,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로데오 상가거리. 5t 압착진개차 뒤편에서 25년째 근무 중인 환경미화원 홍석환(58)씨와 동료는 양손에 쥔 일반 쓰레기봉투를 적재함으로 던졌다.
가벼운 봉투는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졌고, 무거운 봉투는 부딪히는 순간 터지곤 했다. 터지는 찰나 하얀 먼지가 피어올랐고, 주황빛 오물이 즙처럼 흘러내렸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갈색 찌꺼기도 곳곳에 튀었다. 홍씨는 “된장이 터졌나. 냄새가 계속 나죠?”라고 말하며 차에 달린 에어건으로 바지와 신발을 털었다.
지난 11월 10일 경기 안산시 대부도에서 환경미화원이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청소차 적재함에 넣고 있다. 최상수 기자
이런 일은 안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환경미화원도 같은 이야기를 꺼냈다. 김현섭(49)씨는 차량 수납함에 항상 안약을 넣고 다닌다. 그는 “요양원에서 나온 똥 기저귀가 터져서 얼굴에 맞고, 음식물 국물이 눈에 튀기면 눈병이 자주 생긴다”라며 “페인트가 터져서 온몸을 덮을 때도 있다. 언제 뭐가 터질지 모르니까 그냥 운에 맡기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현섭씨가 60ℓ 음식물 쓰레기통을 끌어 청소차 뒤편으로 가져왔다. 코를 찌르는 냄새가 섞인 음식물과 국물이 적재함에서 파도처럼 크게 출렁였다. 김씨는 언제 튀어 오를지 모를 국물을 피해 적재함에서 한 발짝 물러섰다 다시 싣기를 반복했다.
안산에서는 음식물 국물 대신 갈색 유리 파편이 튀었다. 갈색 박카스 병이 가득한 봉투가 적재함에 닿자 병이 한꺼번에 와그작 깨졌다. 홍씨는 차량 우측에 몸을 비스듬히 두고 기자에게 “청소차 뒤에 정면으로 서지 마라. 유리가 눈에 들어가면 큰일 난다”고 경고했다. 지난 4월, 그는 병이 든 봉투를 무릎에 대고 던지다가 깨진 유리에 왼쪽 무릎이 찢어져 여섯 바늘을 꿰맸다.
홍씨는 열 손가락을 천천히 접었다가 펴 보이며 “관절이란 관절은 다 안 좋다”고 했다. 그는 2년 전 허리디스크 수술로 몸에 철심을 박았다. 함께 일하는 동료는 한 달에 한 번 16만원짜리 신경주사를 허리에 맞는다. 동료는 “너무 아파서 못 걷지 않는 이상, 다들 맞으면서 버틴다”고 전했다.
안산에서의 점심시간은 30분이지만, 홍씨는 종종 점심을 건너뛴다. 그는 “밥 먹으면 몸이 무거워져서 뛰기 힘들다. 속이 출렁거려서 숨이 더 차다”고 말했다. 그는 로데오 거리 수거를 끝낸 후 대부도의 펜션단지를 뛰어다니며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했다.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현장에 대한 안전 규제는 한층 강화됐다. 지자체는 청소차 뒷발판을 철거하라는 권고를 거듭했다. 뒷발판이 사라지자 작업 강도는 더 높아졌다. 높은 조수석에서 뛰어내리기를 반복하고, 더 많이 걸어야 했다. 안산시 운전원 김도윤(46)씨는 “가장 필요한 건 저상형 청소차다. 차만 낮아져도 훨씬 수월하다. 근데 민간대행 체제에서는 사장님들이 비용 때문에 차를 못 바꾼다. 우리는 계속 골병 들고…”라고 전했다.
운전원들의 부담은 자동차 기어 변속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청소차는 적재 중량 때문에 여전히 수동 변속기 차량이 많다. 김씨는 “2019년 기후환경에너지부에서 자동변속기로 교체하라는 권고가 있었지만, 말 그대로 권고에 그쳤다”며 “최근 들어 조금씩 바뀌고는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안산지부에서 파악한 이 지역 청소차 122대 가운데 자동변속기 차량은 약 15% 수준이다.
작업 방식도 몸에 부담을 준다. 아파트 단지나 상가에서는 쓰레기봉투 가까이 차를 대야 한다. 이로 인해 작업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후진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김씨는 “후진 작업만 놓고 보면 온종일 후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 손으로 핸들을 돌리다 보니 손목 보호대를 착용한 채 일하는 경우도 많다. 차량이 노후할수록 기어는 잘 들어가지 않고, 핸들도 더 뻑뻑한 탓이다.
이날 김씨는 안산 대부도 펜션단지 골목에서만 후진을 30회 가까이 반복했다. 상차원 홍씨는 양쪽 무릎에 보호대를 찬 채 5t 청소차에 총 150회 오르내렸다. 대부도 일대에 20ℓ 음식물 쓰레기 봉투 세 개가 담긴 약 60㎏짜리 수거함을 성인 남성 두 명이 스무 차례 넘게 어깨에 걸쳐 들어 올렸다.
◆전국 저상형 청소차 보급률 5.5%
“예전에는 죽자살자 뛰어다녔죠.”
최동찬(65)씨는 베테랑이다. 1993년 폐쇄된 마포구 난지도 매립장 시절부터 청소차를 몰았다. 40년 가까이 운전원으로 일한 강남구 환경미화원 최씨는 “구형 청소차는 조수석이 높아 내릴 때 무릎이 망가진다”며 “저상형으로 바뀐 뒤에는 상차원이 매달릴 필요도 없고 덜 뛰어다녀도 된다”고 전했다.
저상형 청소차는 차체 높이를 낮추고, 상차원이 뒤에 매달리지 않아도 되도록 설계됐다. 상차원이 탑승하는 차량 내부에는 간단히 앉을 수 있는 의자와 냉난방 장치, 사각지대를 비추는 모니터도 설치돼 있다.
나인수씨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영하 15도 날씨에서 청소차 뒤에서 봉 잡고 매달리고 다닐 땐 고생 많이 했다. 지금은 냉난방 다 되는 저상형 청소차 안에 타는 게 무지하게 편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역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앞 도로변에 대기 중인 저상형 재활용 쓰레기 청소차. 최상수 기자
강남구는 지난달 저상형 청소차 1대를 더 도입해 총 10대를 운행 중이다. 10월 기준 서울시 지자체의 평균 저상형 청소차 보급 대수인 1대보다 10배 많은 수치다. 김현섭씨도 “구형 차를 타고 내릴 땐 무릎이나 발목을 자주 접질렸는데, 저상차로 바뀌고 나서는 무릎이 덜 아프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는 환경미화원은 여전히 극소수다.
2023년 기준 전국에서 운행 중인 청소차는 1만5338대. 이 가운데 2025년 7월 말까지 보급된 저상형 청소차는 전국에 841대에 불과하다. 약 5.5%다. 서울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시 ‘한국형 청소차 보급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에 도입된 저상형 청소차는 25대다. 서울에서 운영되는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차량 2186대 가운데 약 1.1%에 그친다.
탐사보도팀=조병욱(팀장)·백준무·배주현·정세진 기자, 사진: 최상수 기자, 편집: 도진희 기자, 미술: 권기현 기자
서울 강남구 환경미화원 나인수(69)씨와 이천식(60)씨는 삼성역 앞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창에서 쏟아내는 노란 불빛을 받으며 재활용 쓰레기를 던지고 있었다. 이씨는 눈이 소복이 쌓인 재활용 수거함에서 쓰레기가 가득 찬 봉투를 꺼냈다. 그는 투입구를 말아 쥔 뒤 청소차 측면에서 적재함을 향해 봉투를 날렸다. 나씨는 “가벼운 건 그냥 던져버린다”라며 맥주병이 비치는 묵직한 봉지를 또 한 번 띄웠다. 그는 “보통 사람은 10개 던지면 2개가 들어갈까 말까다. 우린 10m 뒤에서도 골인한다” 게임몰릴게임 고 말했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탐사보도팀 정세진 기자가 재활용 쓰레기 청소차에 스티로폼을 투입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서울에 첫눈이 내린 지난 4일 오후 8시40분. 강남구에 백경릴게임 영하 10도의 바람이 불었다. 눈으로 질척해진 봉은사로 8차선 도로 위로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다. 차로 5분 거리인 강남구청역에서 코엑스 앞까지 그날 밤은 30분이 걸렸다. 나씨와 이씨는 청소차 뒤편까지 걸어가 쓰레기를 실을 여유가 없다. 작업 시간을 줄이기 위해 쓰레기를 어깨 위로 던지는 일을 반복했다.
20대 여성 바다이야기오리지널 기자도 눈 쌓인 보도블록 위에서 정육면체 스티로폼 상자를 힘껏 던졌다. 스티로폼은 3m가량 높이의 5t 청소차 적재함 상단을 맞고 힘없이 떨어졌다. 잠시 뒤, 나씨와 이씨가 가로수 아래 놓인 재활용 쓰레기봉투를 두 손으로 집어 어깨 위로 던졌다. 농구장에서 백보드를 노리듯 갈색 박스와 초록색 소주병이 가득 든 봉투는 각도를 맞춰 포물선을 그렸다. 봉투는 릴게임추천 청소차 덮개에 맞은 후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나씨가 조던과 오닐을 내건 이유다. 어떤 각도에서든 정확하게 골을 넣는 두 전설적인 선수처럼, 이들은 무거운 쓰레기도 가뿐하게 던졌다. 다만 이들의 슈팅은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들과는 전혀 다른 조건 위에서 이뤄진다. 환경미화원은 실내 코트가 아닌 야외 골목과 도로를 수만 보씩 오간다. 심야 시간에 농구공보 바다이야기디시 다 무겁고 크고 때로는 위험한 봉투를 들어 던지고 있다.
취재팀은 하루 8시간씩 총 6일 환경미화원 작업 현장에 동행했다. 서울 강남구·금천구, 경기 안산시에서 일하는 15명의 환경미화원과 동행 취재한 결과, 이들은 하루 평균 85.8㎞를 이동하고 2만8053보를 걸으며 작업하고 있었다.
오후 10시, 선릉파출소 앞. 청소차 운전원 우대희(61)씨가 나씨를 향해 “형님, 뒤에 한 번 밟으셔야겠다”고 외쳤다. 나씨는 청소차 적재함 위로 올라섰다. 잠시 전까지 백보드 역할을 하던 청소차의 열린 덮개가 지지대가 됐다. 그는 청소차 덮개를 두 손으로 잡은 채 두 발로 쿵쿵 내디디며 적재함 곳곳을 밟았다.
반투명한 재활용 봉투와 종이 박스가 쌓인 적재함 위에서 무작정 쓰레기를 밟았다. 그럴 때 예상치 못한 물체가 발바닥을 찌르기도 한다. 실제로 금천구에서는 재활용 쓰레기 더미를 밟다가, 피자를 고정하는 ‘피자 삼발이’에 환경미화원의 신발 밑창이 뚫리는 일이 있었다.
나씨는 무거운 봉투를 팔로 던져 올리는 반복 작업 때문에 팔꿈치에 무리가 간다고 했다. 올여름에도 정형외과에서 진통제를 받았다. 그는 “진찰받고 약 먹어도 효과는 잠깐이다. 차라리 파스를 붙이고 일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2023년 기준 강남구의 재활용 쓰레기 배출량은 하루 평균 약 207t이다.
몸의 통증보다 더 힘든 건 수면 부족이다. 그는 “눈이 많이 오든 비가 쏟아지든 쉬는 날이 없다. 집에 가면 잠자기 바쁜데 그마저도 푹 못 잔다”며 “요즘은 오전 10시에 누워도 서너 시간 자고 나면 한 번씩 깬다”라고 말했다. 오후 9시까지 출근하고 오전 7시에 퇴근하는 나씨는 쓰레기를 밟은 후 청소차에 올라타 길게 하품을 내뱉었다.
지난 11월 17일 새벽, 서울 금천구에서 2.3t 재활용품 수거차가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최상수 기자
근무 중 휴식 시간은 오전 1시부터 3시까지다. 이 시간에 휴게실에서 쪽잠으로 수면을 보충하지만 피로는 누적된다. 일주일 중 하루뿐인 휴무일은 밀린 잠을 자는 날이다. 나씨는 “쉬는 날엔 진짜 온종일 잔다. 그때는 밤에 자니까 8~9시간 쭉 잘 수 있다”고 말했다.
◆금천의 밤
금천의 밤은 강남보다 어두웠다. 발광다이오드(LED) 광고판이 번쩍이는 번화가 대신 낮은 주택이 이어진 시흥동에서는, 조명이 닿지 않는 골목이 더 많았다. 금천구 현장에 다녀온 지난달 17일, 서울은 올겨울 처음으로 영하의 날씨를 기록했다. 이날 만난 환경미화원 신재삼(60)씨는 가로등 불빛이 희미한 주택가로 들어섰다. 그는 안전모 챙에 달린 헤드랜턴을 켰다. 신씨는 어둠 속에서 쓰레기봉투를 비추며 “주간 작업이 환해서 훨씬 낫지”라고 말하며 일을 이어갔다. 금천구는 2023년 6월 4주간 주간 작업을 시범 운영했다. 당시 금천구는 2024년 1월1일부터 주간 작업으로 전환하기로 했지만, 그해 연말 계획을 무산시켰다.
밤이 깊은 시흥동 골목에서 신씨의 몸을 드러내는 것은 오직 헤드랜턴의 빛뿐이었다. 형광띠가 바랜 안전조끼를 입은 그가 멈춰 서면 검은 아스팔트와 구분이 어려웠다. 신씨는 다시 불빛을 바닥에 비추며 일반쓰레기 봉투를 양손에 들어 적재함으로 던졌다.
지난 11월 17일 서울 금천구에서 야간작업 중 발견된 꼬치가 튀어나온 쓰레기 봉투. 최상수 기자
어둠 속에서는 위험을 먼저 알아채기 어렵다. 그가 일을 시작한 지 3년이 지났을 무렵, 신씨는 쓰레기봉투 안에 들어있던 낚싯바늘이 허벅지를 파고들어 종아리까지 찢어진 적이 있다고 했다.
신씨는 게 껍데기, 병 조각, 이쑤시개 따위에 자주 찔린다고 말했다. 그는 “어두컴컴한데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콱 집어봐라. 장갑 끼고 있어도 뚫고 들어온다. 따끔한 정도가 아니다”고 답했다. 한 달 전에는 다른 환경미화원이 오른쪽 검지가 오염된 이쑤시개에 찔렸다. 손이 벌겋게 부풀어 오른 탓에 손가락에 붕대를 감아야 했다.
팔과 어깨 힘만으로 들기 버거워 신씨는 75ℓ 봉투를 왼쪽 허벅지에 올려 반동을 주며 적재함에 실었다. 쓰레기와 직접 닿을 일이 없는 다리도 다치는 이유다. 신씨는 “팔이 너무 아파서, 다리를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4년 전 8월 어느 아침엔 일어났더니 왼쪽 어깨가 꿈쩍도 하지 않아 2주를 정형외과에 입원하기도 했다.
신씨는 깨진 거울 파편이 튀어나온 파란 종량제 봉투를 보여주며 “이런 유리에 찢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봉투 표면을 찢고 나온 날카로운 유리 조각이 가로등 빛에 반짝거렸다. 다른 골목에서는 기자가 집어 든 봉투의 매듭에서 무언가가 손등을 긁었다. 집은 봉투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검은색 하이힐의 10㎝가량 뾰족한 스틸레토 굽이 종량제 봉투 매듭을 뚫고 튀어나와 있었다.
야간에는 차 사고도 빈번하다. 신씨는 “청소차 운전원이 졸면서 운전하는 것도 많이 봤다”며 “청소차와 전봇대랑 부딪쳤던 것만 여러 번”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때마다 무릎이나 발가락을 다쳤다.
청소차 뒤편에서는 압착판이 내려올 때마다 봉투가 터지며 팝콘 튀는 듯한 소리가 이어졌다. 뿌연 먼지가 피어오르다가 와그작 유리병이 깨지는 소리가 퍼졌다. 신씨는 “소리 들리지 않나. 저런 거에 허벅지가 찢어지는 것”이라며 아까 한 말을 거의 그대로 되풀이했다. 위험이 반복되듯 그의 설명도 반복됐다.
호흡이 가빠졌다. 마스크가 짐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신씨의 너른 보폭에 맞춰 골목을 걷고 허리를 숙여 봉투를 집었다. 다시 상체를 들어 던지는 일을 반복하자 숨이 찼다. 먼지가 나고 냄새가 역해도 이들이 마스크를 쓰지 못하는 이유였다.
쓰레기봉투에서 물기가 묻어났다. 누군가가 음식물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다. 축축한 봉투를 집으면 손끝은 얼어붙을 듯 시렸다.
휴식은 거의 없다. 수거를 한 차례 마치고, 공중화장실을 들러 다시 출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7분. 이날 운전원과 상차원이 동시에 화장실을 세 번 다녀왔다. 그렇게 확보된 휴식 시간은 하루 20분이 전부였다.
청소차 뒤편에는 ‘3인 1조 작업 준수’ 안내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하지만 금천구 현장 동행 이틀 동안 마지막 한 시간을 제외하고는 줄곧 2인 1조로 움직였다. 정해진 시간에 수거를 끝내려면 한 명은 쓰레기를 모아두는 사전 작업을 해야 했다. 결국 현장은 운전원과 상차원 둘만으로 채워졌다.
두 사람은 주민들이 잠든 골목에서 말없이 호흡을 맞췄다. 신씨는 80㎝ 높이의 2.5t 차 조수석에서 수십 차례 뛰어내렸고, 운전원은 신씨가 던지기 쉬운 각도에 맞춰 후진했다. 신씨는 허리를 숙여 봉투를 잡고, 일어서 두 팔로 던지고 다시 숙이는 동작을 쉼 없이 이어갔다. 이틀 동안 김씨의 후진 횟수는 평균 52회, 신씨가 차량을 오르내린 횟수는 168회였다. 48층 아파트를 왕복으로 오르내리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안산의 새벽
동틀 무렵, 경기 안산시의 주간 수거 현장에서는 쓰레기의 형태가 그대로 드러났다. 어둠 속에서 봉투를 더듬어 던질 필요는 없었다. 대신 압착진개차에서 터진 쓰레기봉투 속 음식물과 각종 오염물이 고스란히 눈에 들어왔다.
지난달 10일 오전 6시,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로데오 상가거리. 5t 압착진개차 뒤편에서 25년째 근무 중인 환경미화원 홍석환(58)씨와 동료는 양손에 쥔 일반 쓰레기봉투를 적재함으로 던졌다.
가벼운 봉투는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졌고, 무거운 봉투는 부딪히는 순간 터지곤 했다. 터지는 찰나 하얀 먼지가 피어올랐고, 주황빛 오물이 즙처럼 흘러내렸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갈색 찌꺼기도 곳곳에 튀었다. 홍씨는 “된장이 터졌나. 냄새가 계속 나죠?”라고 말하며 차에 달린 에어건으로 바지와 신발을 털었다.
지난 11월 10일 경기 안산시 대부도에서 환경미화원이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청소차 적재함에 넣고 있다. 최상수 기자
이런 일은 안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환경미화원도 같은 이야기를 꺼냈다. 김현섭(49)씨는 차량 수납함에 항상 안약을 넣고 다닌다. 그는 “요양원에서 나온 똥 기저귀가 터져서 얼굴에 맞고, 음식물 국물이 눈에 튀기면 눈병이 자주 생긴다”라며 “페인트가 터져서 온몸을 덮을 때도 있다. 언제 뭐가 터질지 모르니까 그냥 운에 맡기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현섭씨가 60ℓ 음식물 쓰레기통을 끌어 청소차 뒤편으로 가져왔다. 코를 찌르는 냄새가 섞인 음식물과 국물이 적재함에서 파도처럼 크게 출렁였다. 김씨는 언제 튀어 오를지 모를 국물을 피해 적재함에서 한 발짝 물러섰다 다시 싣기를 반복했다.
안산에서는 음식물 국물 대신 갈색 유리 파편이 튀었다. 갈색 박카스 병이 가득한 봉투가 적재함에 닿자 병이 한꺼번에 와그작 깨졌다. 홍씨는 차량 우측에 몸을 비스듬히 두고 기자에게 “청소차 뒤에 정면으로 서지 마라. 유리가 눈에 들어가면 큰일 난다”고 경고했다. 지난 4월, 그는 병이 든 봉투를 무릎에 대고 던지다가 깨진 유리에 왼쪽 무릎이 찢어져 여섯 바늘을 꿰맸다.
홍씨는 열 손가락을 천천히 접었다가 펴 보이며 “관절이란 관절은 다 안 좋다”고 했다. 그는 2년 전 허리디스크 수술로 몸에 철심을 박았다. 함께 일하는 동료는 한 달에 한 번 16만원짜리 신경주사를 허리에 맞는다. 동료는 “너무 아파서 못 걷지 않는 이상, 다들 맞으면서 버틴다”고 전했다.
안산에서의 점심시간은 30분이지만, 홍씨는 종종 점심을 건너뛴다. 그는 “밥 먹으면 몸이 무거워져서 뛰기 힘들다. 속이 출렁거려서 숨이 더 차다”고 말했다. 그는 로데오 거리 수거를 끝낸 후 대부도의 펜션단지를 뛰어다니며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했다.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현장에 대한 안전 규제는 한층 강화됐다. 지자체는 청소차 뒷발판을 철거하라는 권고를 거듭했다. 뒷발판이 사라지자 작업 강도는 더 높아졌다. 높은 조수석에서 뛰어내리기를 반복하고, 더 많이 걸어야 했다. 안산시 운전원 김도윤(46)씨는 “가장 필요한 건 저상형 청소차다. 차만 낮아져도 훨씬 수월하다. 근데 민간대행 체제에서는 사장님들이 비용 때문에 차를 못 바꾼다. 우리는 계속 골병 들고…”라고 전했다.
운전원들의 부담은 자동차 기어 변속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청소차는 적재 중량 때문에 여전히 수동 변속기 차량이 많다. 김씨는 “2019년 기후환경에너지부에서 자동변속기로 교체하라는 권고가 있었지만, 말 그대로 권고에 그쳤다”며 “최근 들어 조금씩 바뀌고는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안산지부에서 파악한 이 지역 청소차 122대 가운데 자동변속기 차량은 약 15% 수준이다.
작업 방식도 몸에 부담을 준다. 아파트 단지나 상가에서는 쓰레기봉투 가까이 차를 대야 한다. 이로 인해 작업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후진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김씨는 “후진 작업만 놓고 보면 온종일 후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 손으로 핸들을 돌리다 보니 손목 보호대를 착용한 채 일하는 경우도 많다. 차량이 노후할수록 기어는 잘 들어가지 않고, 핸들도 더 뻑뻑한 탓이다.
이날 김씨는 안산 대부도 펜션단지 골목에서만 후진을 30회 가까이 반복했다. 상차원 홍씨는 양쪽 무릎에 보호대를 찬 채 5t 청소차에 총 150회 오르내렸다. 대부도 일대에 20ℓ 음식물 쓰레기 봉투 세 개가 담긴 약 60㎏짜리 수거함을 성인 남성 두 명이 스무 차례 넘게 어깨에 걸쳐 들어 올렸다.
◆전국 저상형 청소차 보급률 5.5%
“예전에는 죽자살자 뛰어다녔죠.”
최동찬(65)씨는 베테랑이다. 1993년 폐쇄된 마포구 난지도 매립장 시절부터 청소차를 몰았다. 40년 가까이 운전원으로 일한 강남구 환경미화원 최씨는 “구형 청소차는 조수석이 높아 내릴 때 무릎이 망가진다”며 “저상형으로 바뀐 뒤에는 상차원이 매달릴 필요도 없고 덜 뛰어다녀도 된다”고 전했다.
저상형 청소차는 차체 높이를 낮추고, 상차원이 뒤에 매달리지 않아도 되도록 설계됐다. 상차원이 탑승하는 차량 내부에는 간단히 앉을 수 있는 의자와 냉난방 장치, 사각지대를 비추는 모니터도 설치돼 있다.
나인수씨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영하 15도 날씨에서 청소차 뒤에서 봉 잡고 매달리고 다닐 땐 고생 많이 했다. 지금은 냉난방 다 되는 저상형 청소차 안에 타는 게 무지하게 편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역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앞 도로변에 대기 중인 저상형 재활용 쓰레기 청소차. 최상수 기자
강남구는 지난달 저상형 청소차 1대를 더 도입해 총 10대를 운행 중이다. 10월 기준 서울시 지자체의 평균 저상형 청소차 보급 대수인 1대보다 10배 많은 수치다. 김현섭씨도 “구형 차를 타고 내릴 땐 무릎이나 발목을 자주 접질렸는데, 저상차로 바뀌고 나서는 무릎이 덜 아프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는 환경미화원은 여전히 극소수다.
2023년 기준 전국에서 운행 중인 청소차는 1만5338대. 이 가운데 2025년 7월 말까지 보급된 저상형 청소차는 전국에 841대에 불과하다. 약 5.5%다. 서울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시 ‘한국형 청소차 보급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에 도입된 저상형 청소차는 25대다. 서울에서 운영되는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차량 2186대 가운데 약 1.1%에 그친다.
탐사보도팀=조병욱(팀장)·백준무·배주현·정세진 기자, 사진: 최상수 기자, 편집: 도진희 기자, 미술: 권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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