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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요. 주고 죄책감이라니. 맑았다. 갖다 아저씨가 크게[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16년 3월, 대한민국의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가 세기의 대국을 펼쳤다. 5번 동안 펼쳐진 대국의 결과는 알파고의 4승 1패. 그러나 사람들은 이세돌의 1승에 더 주목했다. ‘인간보다 뛰어난’ AI가 세상에 존재를 드러낸 사건이었지만, 이를 대수롭지 않은 해프닝으로 받아들인 이들도 많았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AI가 우리의 일상 곳곳을 파고드는 지금,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을 돌아보며 AI에 대한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책이 나란히 출간돼 눈길을 끈다. 이세돌의 에세이 ‘이세돌, 인생의 수읽기’, 그리고 알파고의 S&T중공업 주식
등장 이후 바둑계의 변화를 정리한 장강명 작가의 논픽션 ‘먼저 온 미래’다.

이세돌의 고백 “나의 바둑은 끝났다”



‘이세돌 , 인생의 수읽기’ 표지. (사진=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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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인생의 수읽기’는 알파고와의 대국 이후 3년 뒤 2019년 현역에서 은퇴한 이세돌이 프로 바둑기사로 살아온 지난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알파고 쇼크’ 이후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은 무엇인지, 예측 불가능한 인생을 어떻게 돌파해야 하는지 고민해온 이세돌은 바둑판에서 얻은 깨달음이 인생에 필요한 전술과 다르지 않음을 독신천기릴게임
자에게 전한다.

이세돌이 알파고와의 대국 당시 기록을 바탕으로 정리한 43쪽 분량의 회고록이 눈길을 끈다. 알파고와의 대국 과정에서 이세돌이 겪은 심정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구글 측으로부터 알파고와의 대국을 제안받았을 때만 해도 이세돌은 ‘아직 컴퓨터는 바둑을 이길 수 없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승리를 자신했다. 당당자산운용
히 우승해 아내와의 결혼 10주년을 축하하겠다는 들뜬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1국 시작과 동시에 이세돌의 자신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26수 만에 패배를 예감한 이세돌은 “나 자신에 대한 실망감에 한동안 어떠한 생각도 할 수 없었다”고 당시의 심정을 털어놓는다. ‘바둑은 예술’이라고 배워온 그에게 ‘최선의 수’보다 ‘승률이 높은 수’를IT종목
두는 알파고는 그 동안 한 번도 마주한 적 없는 상대였다. 4국에서 거둔 승리에 대해서도 이세돌은 “우연히 다가온 선물”이라고 말할 뿐이다.
이세돌은 알파고와의 대국에 대해 “나의 바둑은 나의 세계는 이것으로 끝을 맺었다”고 고백한다. 3년 뒤 그가 현역 은퇴를 선언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이세돌이 AI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그는 “AI가 실력으로 인간을 압도할 수 있어도 바둑의 본질을 창조해내는 힘은 인간에게 있다”며 AI와는 차별화되는 인간만의 능력을 믿는다. AI의 등장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며, 앞으로는 인간만의 창의력과 추상적인 능력을 더욱 키워야 한다고도 조언한다.
AI가 가져올 부정적인 미래 단면 보여줘



‘먼저 온 미래’ 표지. (사진=동아시아)



장강명 작가는 ‘먼저 온 미래’에서 이세돌과는 조금 다른 전망을 제시한다. AI의 등장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세계를 만들어낼 것이며, 우리는 앞으로 AI와 차별화된 인간성과 창의력은 무엇인지를 계속해서 질문하게 될 것이라는 다소 어두운 전망이다.

‘먼저 온 미래’는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 바둑계에 어떤 변화가 찾아왔는지를 전·현직 프로 바둑기사 30명과 바둑 전문가 6명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정리한 책이다. 장 작가는 이를 통해 “터미네이터가 등장하지 않더라도, 일자리가 사라지지 않더라도, AI가 전문가의 권위와 자부심을 부수고, 일과 경험을 변질시키고, 우리가 추구하던 가치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많은 이들이 알파고를 ‘해프닝’으로 받아들였지만, 실제 바둑계에선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장 작가가 만난 바둑기사들은 “알파고의 등장으로 우리가 알던 바둑의 세계는 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평생 알고 있던 이론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AI로부터 바둑을 배워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특히 이세돌의 패배를 바라보며 좌절감을 느낀 프로기사들의 고백은 AI가 가져올 부정적인 미래의 단면을 보여줘 섬뜩하다.
장 작가는 “AI는 그저 도구일 뿐, 사용 여부는 각자 선택하면 된다”는 주장을 “순진한 전망”이라고 지적한다. 알파고의 등장이 바둑계를 송두리째 바꾼 것처럼, AI는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 그 자체를 완전히 바꿀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알파고의 등장 이후 많은 바둑기사들은 바둑의 ‘가치’를 다시 질문하게 됐다. 장 작가는 “기술이 가치를 이끄는 게 아니라 가치가 기술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AI의 등장을 통한 세상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이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두 책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