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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채현채
등록일: 25-08-25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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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2003년 2월 23일 오전 8시. 경북 의성군 다인면 시골길 도로에서 50대 남성 김씨가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그의 손목시계가 1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어 사망 시각을 추정할 수 있었다. 사고 위치가 인적이 드문 길이라 사건 발생 6시간 만에 마을 주민에 의해 발견된 것이다.
경찰은 수사 초기에 보험금을 노린 '보험 사기'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다만, 김씨 명의로 체결된 보험은 사건 발생 3년 전에 가입돼 있었고, 납입 보험료가 크지 않아 보험사기로 의심하기 어려웠다. 또, 사고 당시 김씨의 아내 박씨는 친척 모임 발주기관 에 가 있던 사실이 확인돼 알리바이가 입증됐다. 아내 박씨의 여동생이 보험설계사 경력이 있어 의심을 받기도 했으나 운전면허가 없어 용의선상에서 제외됐다.
결정적으로 김씨가 발견된 현장에서 자동차 급정거로 인해 생긴 타이어 스키드마크가 발견됐다. 결국 경찰은 이를 뺑소니 사건으로 판단하고 사고 차량을 수배했으나 당시 시골 도로에 폐쇄회로( 재능넷 이용방법 CC)TV가 없어 이 사건은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된다.
사고 후, 13년이 지난 2015년.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게 된다. 금융감독원에 "보험금을 노린 뺑소니 미제 사건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오면서다. 이에 경북경찰청 장기미제팀은 먼지 쌓인 수사기록을 찾아 2003년 김씨가 사망한 뺑소니 사건을 원점에서 재수사하기 시작한다.
대전 아파트 전세 사건기록을 재검토하고, 탐문수사·계좌추적 등을 통해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김씨는 평소 아내 박씨의 불륜을 의심하는 등 술을 마시고 가정 폭력을 행사해 왔다. 이에 박씨는 여동생에게 전화해 "형부를 죽게 해달라"며 여러 번 부탁한다. 아내 박씨는 남편의 사망 보험금의 일부를 주겠다고 약속하며 지인들과 보험사기를 공모하기 재개발 임대아파트 시작했다. 아내 박씨, 여동생, 여동생의 지인 최씨, 동창 이씨까지 총 4명이 이 범죄에 가담하게 된다.
이들은 현장을 사전에 답사하고, 도주로를 살피는 등 1년에 걸쳐 김씨의 살인을 계획한다. 살인을 실행한 행동책은 동창 이씨였다. 이씨는 농사를 알려달라는 명분으로 김씨에게 접근했다. 범행 전날인 토요일 저녁, 이씨는 김씨를 불러내 자 정부전세자금대출조건 정이 넘은 시간까지 술을 마셨다. 술을 마시는 척만 한 이씨는 만취한 김씨를 자신의 1톤 트럭으로 집 앞에 내려준 뒤, 그대로 김씨를 들이받았다. 이후, 이씨는 5km 가량 떨어진 저수지에서 낚시꾼으로 가장해 기다렸다가 검문소가 없는 도로를 이용해 유유히 도주한다. 이들은 휴일 야간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면 보험금이 더 많이 지급되는 특약을 노려 의도적으로 자정이 넘은 일요일에 범행을 실행했다.
아내 박씨는 5억2000만원의 사망보험금을 수령해 딸 명의의 계좌로 이체했다. 이후, 3억2000만원을 공범 3명에게 여러 번에 나눠 송금하며 완전 범죄를 꿈꿨다.
이들은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했지만 13년이 흐른 어느 술자리에서 공범 한 명이 실수로 "과거에 뺑소니 사고를 공모해 사망보험금을 받았으나 괴로웠다"고 한 말이 금감원 제보로 이어지며 사건의 진상이 드러났다.
2016년 대구지법은 아내 박씨와 살인을 실행한 이씨에게 징역 15년을, 여동생 박씨와 최씨에게는 각각 징역 12년, 10년형을 선고했다. 아내는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고, 공범들도 2017년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 사건은 10년이 지난 2013년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됐으나 2015년 도입된 '태완이법(형사소송법 개정안·살인죄 등에 공소시효 폐지)'으로 인해 뒤늦게 진실이 드러난 대표적인 장기 미제 사건이다.
[거짓을 청구하다]는 보험사기로 드러난 사건들을 파헤칩니다. 금욕에 눈 멀어 생명을 헤치고 ' 거짓을 청구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매주 토요일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이 기사를 편하게 받아보시려면 기자 페이지를 구독해 주세요.
#보험 사기 #뺑소니 사고 #장기 미제 사건
chord@fnnews.com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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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수사 초기에 보험금을 노린 '보험 사기'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다만, 김씨 명의로 체결된 보험은 사건 발생 3년 전에 가입돼 있었고, 납입 보험료가 크지 않아 보험사기로 의심하기 어려웠다. 또, 사고 당시 김씨의 아내 박씨는 친척 모임 발주기관 에 가 있던 사실이 확인돼 알리바이가 입증됐다. 아내 박씨의 여동생이 보험설계사 경력이 있어 의심을 받기도 했으나 운전면허가 없어 용의선상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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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대구지법은 아내 박씨와 살인을 실행한 이씨에게 징역 15년을, 여동생 박씨와 최씨에게는 각각 징역 12년, 10년형을 선고했다. 아내는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고, 공범들도 2017년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 사건은 10년이 지난 2013년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됐으나 2015년 도입된 '태완이법(형사소송법 개정안·살인죄 등에 공소시효 폐지)'으로 인해 뒤늦게 진실이 드러난 대표적인 장기 미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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