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8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충청광역연합 출범식에서 충청권 4개 시도지사 등 참석자들이 최초의 특별지자체 탄생을 선언, 축하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우리나라 최초의 특별지방자치단체 충청광역연합(충청연합)이 오는 18일 출범 1주년을 맞는다. 따로 움직이던, 때로는 치열하게 경쟁하던 대전시와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가 ‘지방 소멸’이라는 대한민국의 구조적 위기 앞에서 "뭉치지 않고선, 그 무엇을 해도 힘들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충청연합이 단순한 초광역협력 이상의 의미를 띠고, 미래 세대를 골드몽게임 위해 내디딘 역사적 발걸음의 결과물로 평가받았던 이유다.
그로부터 1년. 충청연합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15일 충청광역연합 사무처와 구성 지자체 4곳, 행정안전부와 지방시대위원회 등 관련 기관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절반의 성공’으로 요약된다. 초광역 협력의 틀은 마련했지만, 체감할 수 있는 큰 성과를 내놓지 못한 바다이야기예시 데 따른 것이다. 이수현 충청연합 사무처장은 “충청광역연합의회 개원은 17일로 1년, 충청연합 출범은 그 다음 날 1년을 맞지만, 모두 이렇다 할 기념식을 치르지 않는다”며 “대신 내년 초에 1주년 토론회 정도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년의 성과를 평가하고 자축하기엔, 내부에서 봐도 부족한 감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 바다이야기오리지널 행정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도 후한 평가는 보기 어렵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는 “예산이나 징세 등 각종 권한이 미비한 상태로 출범하면서 모두가 험난한 앞길을 예상했고, 지난 1년은 그 예상이 적중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고 평했다.
하동현 전북대 행정학과 교수도 “초광역 차원의 공동 의제 설정, 사무의 재배치 사이다쿨접속방법 , 재원 연계 등의 거버넌스가 긍정적 선순환으로 맞물리면 행정의 효율성과 정책 품질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는 새로운 정책 모델로 기대를 모았다”며 “그러나 그 같은 성과를 올리기엔 지난 1년이 짧았다”고 했다.



충청광역연합 발전 전략. 그래픽뉴스부= 박종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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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곳곳에서 바닥을 다지는 작업들이 이뤄졌다. 충청연합 관계자는 “국가 사무를 충청연합으로 이관받기 위한 사무들을 유형화하는 작업이 이뤄졌고, 충청연합과 같은 특자체의 실질적 권한 확대를 골자로 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안도 행안부ㆍ국회와의 협업으로 진행 중”이라며 “법안이 통과하면 충청연합은 날개를 달고 움직이게 될 것이고, 그 경우 다양한 방식의 행정 개편을 추진하는 정부와 지자체에 훌륭한 참고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처장도 “중앙부처와 구성 지자체의 관심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든 게 성과라면 성과”라며 “새 정부가 5극 3특을 추진하면서 충청연합을 큰 선도 모델로 삼고 있는 것도 고무적인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국토 균형발전 전략으로 내세운 ‘5극 3특’과 맞물리면서, 가장 앞선 특자체인 충청연합에도 힘과 기대가 실리는 분위기다. 행안부 관계자는 “5특으로 대표되는 특자체를 중심으로 각종 초광역사업을 펼치고, 그를 통해 지역이 경쟁력을 갖도록 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라며 “충청연합이 요구 중인 권한 이양, 국가 공무원 파견, 특자체 소속 기관 신설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방자치법 개정안은 국회 상임위 소위원회에 상정돼 한 차례 논의가 이뤄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연내 본회의 통과가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일 충남 천안 타운홀미팅에서 한 발언(충남과 대전을 모범적으로 통합해 보면 어떨까)으로 특별자치단체가 아닌, 한층 높은 수준의 결합인 ‘행정통합’에 정부의 행정력이 실리는 분위기다. 지방시대위원회 관계자는 “특자체 구성이든 행정 통합이든 속도감 있게 가자는 취지”라며 “충청연합이 자리를 잡아 큰 그릇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특자체 운영 개선 및 권한 확대 문제에 대해 종합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출범 1년이 지나도록 구축되지 않고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에 정부가 더 힘을 쏟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혜수 교수는 “초광역 협력 특자체에 걸맞은 사무와 권한, 또 거기에 합당한 재원이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기반 없이는 충청연합의 성공도, 후속 특자체의 출현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하동현 교수는 “충청연합은 특자체가 ‘선언’을 넘어 실제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시험대”라며 “충청연합이 가시적 성과를 축적하면 할수록 다른 권역의 협력 정책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만 고려해도 충청연합에 힘을 실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짚었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기자 admin@slotmeg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