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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no1reelsite.com
디즈니+ '조각도시'는 선량한 시민이 하루아침에 범죄자로 몰리고, 조작된 증거 속에서 도망자가 되어 진실을 추적하는 이야기다. 도심 추격과 밀실 접전, 네온과 암부의 대비, 빠른 컷 분할, 강렬한 음악이 쉼 없이 이어진다. 회차마다 긴장과 폭로가 이어지고 클리프행어로 닫혀,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멈추기 어렵다.
이 설정을 30여 년 전 완성도 높게 구현한 작품이 있다. 해리슨 포드와 토미 리 존스가 주연한 영화 '도망자(1993)'다. 긴장을 만들어내는 바다이야기게임기 방식은 '조각도시'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이야기의 논리성이 허구를 압도한다. 제약회사의 신약 부작용 은폐, 내부 고발자 제거, 위조된 증거와 오판으로 이어지는 사법 절차가 현실의 산업 구조와 수사 관행 안에서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설계됐다.
포드가 연기한 킴블은 초인적 영웅도 아니다. 끈질기게 쫓기고 판단을 그르치는 실수 속에서 생존을 백경게임 이어가는 현실적 인간이다. 그를 쫓는 연방 보안관(토미 리 존스) 역시 자신의 직업윤리에 따라 움직이는 합리적 인물이다. 관객은 '이럴 수도 있겠다'는 감각 위에서 끝까지 긴장을 유지한다. 이 영화의 긴장은 이렇게 액션이 아니라 개연성에서 생성된다.
영화 '도망자' 스틸 바다이야기무료 컷
'조각도시'가 긴장을 만들어내는 방식은 다르다. 누명은 마찬가지로 구조적 범죄에서 출발한다. 국가 권력과 대기업, 수사기관 등이 얽혀 있다. 그러나 사건은 '도망자'처럼 현실의 논리를 차근히 밟아가지 않는다. 허구적 장치와 과잉된 음모가 빠른 속도로 투입되고, 증거는 극적으로 뒤집힌다. 인물들은 바다이야기 현실보다 한발 빠르게 움직이며, 작동 원리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권역의 손길이 곳곳에서 개입한다.
'조각도시'는 이 허구의 틈을 '스타일'로 덮는다. 사실성의 공백을 시각적 쾌감과 속도로 치환하고, 개연성을 따질 틈 없이 관객을 다음 장면으로 끌려간다. 그 대가로 현실의 질감은 희생되고, 권력과 자본이 진실을 조작하는 과정은 편의적으로 바다이야기사이트 배치된다. 이 전략을 무력한 선택이라고 볼 수는 없다. 개연성을 덜어낸 대신, 오늘날 스트리밍 환경에 최적화된 리듬을 포착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구성은 우연이 아니다. OTT 플랫폼은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최대화하도록 설계돼 있다. 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도파민은 '쾌락'이 아니라 '기대'를 강화하는 물질에 가깝다. 보상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가 길어질수록 반응은 더 커진다. 클리프행어는 이 기대 상태를 끊임없이 연장하는 장치다.
디즈니+ '조각도시' 스틸 컷
'조각도시'는 이런 환경에 맞춰 설계된 작품이다. '도망자'가 극장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서 완결된 긴장을 만들었다면, 이 시리즈는 연속 시청을 전제로 한 '중독형 스릴'을 구축했다. 일부 OTT가 최근 주간 공개 방식으로 되돌아가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전 편을 한꺼번에 풀면 단기간 소모로 끝나지만, 주차별 공개는 반복 접속과 추가 소비를 끌어낸다.
그렇다면 질문이 남는다. 스타일과 속도는 과연 개연성을 어디까지 대신할 수 있을까. 더 나아가 도파민 분비를 극대화하도록 설계된 중독성 구조는 '좋은 스토리텔링'으로 불릴 수 있을까. '조각도시'는 속도와 통쾌함에서는 분명 성과를 거뒀다. 시청자는 다음 편을 누르며 자정을 넘긴다. 그러나 시리즈가 끝난 뒤 남는 것은 무엇인가. 인물의 선택과 사건의 논리일까, 아니면 '재미있었다'는 감각적 잔상일까.
디즈니+ '조각도시' 스틸 컷
클리프행어와 속도전은 시청을 멈추지 못하게 만들지만, 그것이 곧 깊은 만족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좋은 작품은 다음 회차를 보지 않아도 다음 시즌을 기다리게 만든다. 그 힘은 속도가 아니라, 이야기에 대한 신뢰에서 나온다. '이 이야기는 얼마나 믿을 만한가.' 이 질문 앞에서는 여전히 30년 전의 영화 '도망자'가 더 단단하게 서 있다. 그것이 시간을 견디는 이야기와 지금 당장 소비되는 이야기의 차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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