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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히말라야의 어느 봉우리 초등(최초 등정) 여부를 두고 말이 많았다. 지난해 10월 30일, 대한산악연맹 제주특별자치도연맹의 샤르푸5봉(6,158m) 원정대는 정상에 섰다고 발표했고, 국내 언론들은 이를 타전하며 쾌거를 치하했다.
그러나 원정대가 제시한 '정상' 사진에 정점은 없었다. 암벽에 등반가들이 기대어 선 모습뿐이었다. 이에 필자와 본지 신준범 기자는 조사에 나섰고, 원정대는 네팔 관광청이 발급한 등정 인증서까지 제시하며 '등정'임을 주장했다. 필자는 그런 '증서'로는 농협대학정시 등정 진위를 입증할 수 없고, 오히려 등정 여부를 국제 산악계에 밝혀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고 지난 1월호의 칼럼 '한국 산악계의 고질적 거짓말, 정상 올랐다'에서 썼다.
샤르푸5봉이 아니라 3봉 전위봉 올랐다
원정대는 과연 어디까지 올랐던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샤르푸3봉(6,220m)의 전위봉 정상 바로 아래'까 신안저축은행 지 올랐다. 5봉이 아니라 3봉이다. 또, 3봉의 정상이 아닌 '전위봉'을 올랐다. 전위봉이란 정상 앞에 솟은, 정상인 듯 착각할 만한 봉우리를 말한다. 전위봉 꼭대기에는 집채만 한 바위가 솟아 있는데 대원들이 그 끄트머리에 올라서기는 암벽등반 장비가 없어 어려웠다. 어쨌든 그 정점에 올랐다고 해도 '등정'은 아니었다. 3봉의 실제 정상은 전위봉 뒤편에 솟 빌라추가대출 아 있었다.
이상은 필자와 <미국산악연감American Alpine Journal> 편집장, <히말라야데이터베이스Himalayan Database> 연구원이 협력 끝에 찾아낸 답이다.



샤르푸 연봉을 잘못 표기한 '미국산악연감' 의 지도. 6봉과 5봉 표시가 청약저축 청약부금 서로 바뀌었고, 사토 피크를 4봉이라고 잘못 표시하고 있다.


샤르푸 등반을 자꾸 언급해 원정대원들과 제주도 산악인들에게 미안하다. 원정대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등반은 훌륭했다. 국내에서 많은 준비와 훈련을 거쳤고 현지에서 최선을 다했다. 대원들의 열정, 노력의 순수함을 추호도 의심치 않 저소득전세자금대출서류 는다. 결과적으로 등정 주장은 오류로 판명됐지만, 고산등반에서 종종 발생하는 과실이었을 뿐 어디에도 남을 속이려는 의도는 없었다.
다만 필자는 히말라야 등반의 '재미'라는 게 대체 무엇인지, 거기서 '등정', '초등' 같은 타이틀이 왜 중요한지 궁금하다. "타이틀은 다 부질없다" 같은 순수주의를 말하려는 게 아니다. 정상·목표·명분 없이는 등반도 없다. 샤르푸3봉 등반의 수수께끼를 풀어갔던 과정을 돌아보면, 기록이 중요해지는 이유, 또 거기서 산악인 공동체의 역할 같은 것을 조금은 더 알 것 같았다.
샤르푸산군 봉우리들은 2002년에 개방됐다. 일각에서 2024년 한국-네팔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한국 원정대에게만 초등 기회가 허용됐다는 말이 있는데, 근거 없는 이야기다. 네팔 극동부와 인도의 국경에 캉첸중가(8,586m)가 있고, 이곳 베이스캠프에 도착하기 이틀 전의 마을 캉바첸(4,145m)에서 서쪽으로 보이는, 남북으로 늘어선 '오미캉리 히말' 산군의 중심 연봉이 샤르푸 연봉이다. 이 연봉에 네팔 관광청은 2002년 개방 당시 해발고도에 따라 차례로 1~6까지 번호를 붙였다.
최고봉인 샤르푸1봉(6,433m, '땅가Tanga1봉'이라고도 불림)은 1963년에 일본 원정대가 초등했다. 가장 북쪽에 있는 샤르푸4봉(6,172m, 당시에는 이름이 없어서 빙하 이름을 따 '눕추Nupchu'라고 명명)은 역시 일본대가 1962년에 초등했다.



샤르푸3봉 동면 전경. A-오른쪽에 솟은 봉우리가 주봉이고 왼쪽은 전위봉이다. 제주도산악연맹 원정대는 왼쪽의 하늘금을 이루는 남남동릉을 따라 전위봉 정상 바로 아래까지 올랐다. B-샤르푸5봉. 사진 다비드 바치.


이 산군에 다시 등반대가 찾은 것은 반세기가 넘은 2017년이었다. 스페인-아르헨티나 원정대가 이곳을 찾은 뒤 자세한 탐사 보고서를 남겼다. 그 뒤 2018년 미국팀이 샤르푸2봉(6,328m)을 초등했고, 2019년에는 이탈리아팀이 가장 남쪽에 있는 사토 피크(6,164m)의 6,100m 전위봉(사토 피라미드)까지 올랐다. 2023년에는 일본팀이 샤르푸6봉(6,076m)을 시도했으나 초등에는 실패했다.
편의주의, 오류, 착오 중첩된 끝의 등반
그런 와중에 산명에 혼동이 이어졌다. 그 첫째 원인은 관광청이 붙인 산의 번호가 산의 위치 순서가 아니라 해발고도 순이라는 점이었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4봉(6,172m)→6봉(6,076m)→2봉(6,328m)→1봉(6,433m)→5봉(6,158m)→3봉(6,220m)→사토 피크(6,164m) 순으로 늘어서 있어 다소 헷갈린다. 연속된 봉우리의 특성에 대한 고려가 없는, 전형적인 관료 편의주의적 발상이었다.
둘째 원인은 네팔 관광청이 해발고도도 잘못 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등반가들이 네팔 히말라야에서 가장 신뢰하는 지도는 네팔 측량국과 핀란드 개발협조국이 공동 제작한 HMG-Finn 지도다. 하지만 관광청은 HMG-Finn 지도와는 달리 6봉을 제외하고 1봉(6,433m)을 7,070m, 3봉(6,220m)을 6,885m, 5봉(6,158m)을 6,328m로 표기하는 등 5개 봉의 고도를 꽤 높여 표기하고 있다. 사실 관광청의 봉우리 지리정보(해발고도, 좌표, 산명, 등반기록)는 등반가들 사이에서 대부분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



사토 피크(좌)와 샤르푸3봉(우). 사진 구글어스 이미지.


셋째 원인은 <미국산악연감>의 기록에도 오류가 있었다는 점이다. 1929년부터 출간된 <미국산악연감>은 주목할 만한 전 세계 등반을 매년 수집해 수록하고 있다.
편집진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데, 실제로 어떤 산을 어디로 올랐는지를 꼼꼼히 조사하고 과거 기록과 대조해서, 등반기를 수정하거나 편집자 주석을 단다. 이 연감에서 최근 몇 년의 샤르푸 등반기를 실으면서 실수로 6봉을 '5봉'으로, 5봉을 '6봉'으로, 사토 피크를 '4봉'으로 표기하고 있었다.
필자는 이 연감에 언론에 공개된 내용을 토대로 이번 제주도 원정대 등반기의 요약본을 작성해 송고했다. 정점에 서지는 않았으므로 초등은 아니라지만, 어떤 산을 어디로 어디까지 올랐는지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했다. 그래야 다른 등반가들에게 참조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원정대와는 잘 소통이 되지 않았다. 연감 편집자(린지 그리핀)와 함께 등반기와 사진을 검토하던 중 무언가 오류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정상' 사진은 샤르푸5봉 같아 보이지 않았다. 제주도 원정대가 샤르푸5봉을 시도한 것이 확실한가?
그래서 원정대원들이 인터넷에 올려놓은 사진과 영상을 수십 건 찾아내 분석했다. 이 분석은 사진 교차 분석 작업에 탁월한 히말라야데이터베이스의 연구원에게 의뢰했고, 이들은 단박에 답을 찾아냈다. '샤르푸3봉의 남남동릉'이었다.



샤르푸3봉 정상부에서 남남동릉을 내려다보며 촬영한 사진. 오른쪽 봉우리는 사토 피크이고 왼쪽 멀리 중간에 뾰족하게 솟은 봉우리가 자누(7,710m, 쿰바카르나)이다. 사진 원정대.


즉 제주도 원정대는 캉바첸마을에서 서쪽으로 들어가, 동서로 뻗은 남품바빙하와 빙하 가장자리의 암벽 구간을 돌파했고, 3봉~사토 피크 사이 능선으로 올라선 뒤, 3봉의 남남동릉을 따라 전위봉 정상 바로 아래까지 올랐다. 대원들은 전위봉 뒤에 더 높은 정상이 솟아 있다는 사실은 몰랐을 수 있다. 그리고 정점에 오르지 않아도 바로 아래까지 갔으므로 그 정도면 등정이라고 여겼을 수도 있다. 물론 관례상 그런 게 등정으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소동은 관리 당국의 편의주의, 기록자의 오류, 등반가의 착오가 중첩되며 생겨났다.
권위 아닌 협력의 공동체
한편 분석 과정에서 샤르푸 연봉 일부가 연감에서 잘못 설명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지리 정보는 수정됐고 지형을 잘 드러낸 사진들이 공유되게 됐다. 이건 이번 원정의 소동을 통해 얻은 성과물이다. 의도치는 않았어도 제주도 원정대와 여러 편집자들의 공동 기여다.
이게 필자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등반은 전 세계 산악계를 토대로 벌어지는 일이다. 기록과 공유가 없다면 '가치'도 없다. '초등', '등정', '등반 시도' 등의 기록과 인준은 표창장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인정이다. <미국산악연감>이나 <히말라야데이터베이스>는 '권위'로 등정을 인증해 주는 기관이 아니다. 대신 전 세계 산악인들의 체험과 기록을 서로 연결 짓는 중개 역할을 맡을 뿐이다.
히말라야 봉우리 정보는 누가 어떻게 정할까? 히말라야는 거기 그대로 있다. 그러나 드넓은 경관의 어느 부분을 일러 '산'이라 구분하고, 이름을 지어 부르고, 또 얼마나 높은지를 보이지도 않는 바다로부터 솟은 정도로 특정하고 또 그에 따라 줄 세우는 것은 전적으로 인간이 하는 일이다. 현지 주민의 문화지리가 우선이지만, 그들의 의견이 언제 어디서나 맞지는 않는다. 방언은 집집마다 발음이 다르고, 고개만 넘어가도 문법·단어·명칭이 달라진다. 전국적·국제적 표준으로 쓰려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규준이 필요하다.



MBC에 보도된 세계 초등 뉴스. 5봉이 아닌 3봉, 3봉 정상도 아닌 전위봉, 전위봉 정상도 아닌 아래에서 세계 최초 등정이라 오보를 방송했다. 이미지 원정대/제주MBC 캡처.


네팔 정부의 자체 조사 역량은 미흡하다. 그 나라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등반가는 등반 성공을 위해 가장 정확한 것을 찾을 뿐이다. 등반은 지명·해발고도·경사도·등반거리·등반기록 같은 정보를 조합해 나서는 도전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상에 완전한 지도란 없다. 이름 없는 산봉우리는 여전히 무수하다. 해발고도가 파악 안 된 봉우리도 숱하다. 여태 아무도 눈여겨본 적 없는 멋진 봉우리가 그 어느 빙하 속에 고고하게 서 있을지 누가 아는가?
그래서 탐사가·등반가들이 수집한 사진, 지리정보, 지도 스케치들을 누군가는 꾸준히 교차해서 파악해 정리하고 공유한다. 히말라야 초등을 노리는 등반대가 그런 역할을 무시하면, 초등에 따르는 가치도 퇴색된다. 산정을 궁금해 하고 그 미지의 장소를 상상하는 무수한 등반가들의 관심을 스스로 외면한 것이기 때문이다. 산을 규정하는 건 산에 관심을 가진 이들의 권리이자 책무다. 관리 당국은 그렇게 구축된 전통 속의 정보를 얻어다 쓸 뿐이다.
남이 이미 올랐던 산이라도 '이 산을 처음 오르는 나에게는 여전히 초등'이라는 말을 하는 이도 있다. 반만 맞는 말이다. 자신은 처음 가보는 길이니 생소함이 따르겠지만, 등반은 단순히 오름짓으로 끝나지 않는다. 다시 말하자면 초등을 목표로 하는 고산 등반의 핵심은 정보의 조합이다. '좋은 등반'이란 정보를 멋지게 조합해 나선 등반을 말한다. 등반 현장에서 얻은 주관적인 느낌은 등반으로 이끄는 여러 요인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 느낌만 좇는다면 굳이 '초등'이라고 할 것도 없다.
GPS 트랙 좌표로 입증하면 간단하게 해결되지 않을까? 모르는 소리다. GPS는 지도 디지털화가 수준급인 국내 산지나 세계의 주요 트레일, 에베레스트, 남극점 같은 데서만 상용화되어 있다. 지도상의 공백지대인 히말라야에서는 별 쓸모가 없다. 구글어스도 실제 육안으로 보기 전까진 참고만 할 뿐이다. 제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달해도 발로 걷고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만져 다듬어야 쓸모가 있다.
부풀다 터져버린 '산악 영웅'의 거품
제주도 산악인들의 유서 깊은 도전 정신과 고산에의 열정은 본받을 만하다. 국내 등반사의 '언성 히어로unsung hero'들이다. 다만 제주팀도 한국 고산등반의 고질적인 문제를 답습했다. 히말라야 등반이란 전 세계 산악인들의 생생한 협력 속에서 규칙과 정보와 가치가 주어진다는 점을 도외시했다. '초등'은 '세계 산악계'가 인정해 주는 성과니까 달성하려고 했지, 대체 누가 어떻게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 그런 과정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세계 산악계의 일원이라는 인식, 동료 의식의 부재다.
등반 전통과 가치는 등반가들이 만들어가야지, 참여 없이는 땅에 떨어지고 만다. 네팔 정부는 등정 증서를 발급해서 국제 산악계에 보조를 맞출 뿐이지 그게 먼저가 아니다. 지금은 히말라야에서 '초등'을 하겠다면, 현지의 원정대행사에서 대상 산 이름부터 등반 루트나 장비까지 모조리 준비해 주는 시대다.
선후관계가 바뀌면 타이틀에 왜곡이 생긴다. '초등'이나 '등정'이 인증서와 상품으로 차갑게 굳는다. 등반가들의 생생한 상호 인정은 없고 미디어와 후원사만 눈독 들이는 번쩍이는 챔피언 벨트만 있다. 산악계가 빠진 '산악 영웅'이 그렇게 우리나라에서도 탄생했었고, 한껏 거품만 부풀리다 터져버렸음을 모두 기억한다. 그런데 아직도 '영웅'의 권좌를 그리워하는 이가 있나.



샤르푸3봉 전위봉 근처까지 오른 대원들. 사진 원정대.


산악문화의 빈곤과 회복
앞선 칼럼에서 필자는 국내의 몇몇 허위 등정 보고 사례를 언급했다. 그러자 언급된 당사자 주변인들로부터 "왜 우리를 들먹이냐"며 날 선 비판을 받았다. 필자의 집 앞까지 따지러 찾아오는 이도 있었다. 등반의 내용에는 관심이 없고 이름값만 바라보는 산악문화의 빈곤에 서글펐다. 실제로 한국 산악계는 지난 30여 년간 꾸준히 '빈곤'해져 왔다. 8,000m 정상에만 집착하지 말고 난이도와 새로운 대상지를 추구하라는 주문은 1990년대 초중반까지 각종 칼럼에서 통렬하게 이어졌다. 그러나 '14좌 영웅' 신드롬이 휩쓸면서 공론장은 제 기능을 못 하게 됐다. 2000년대 이후로는 아예 비판적인 목소리 자체가 잡지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다.
매년 국내외 주요 등반을 집대성하고 평가하는 기록 업무도, 한때 월간지나 각종 연감 등 총 6~7개까지 있었다가 지금은 (사)대한산악연맹의 <산악연감> 하나로 겨우 명맥을 유지한다. 개개 등반도, 과거에는 언론 기사나 보고서라도 남았으나 2010년대 즈음부터는 카페나 단체 채팅방 등 집단 내에서만 공유하는 폐쇄성이 커졌고, 요즘은 하룻밤 새 아예 흔적 없이 사라져버리는 '쇼츠'로만 공유되는 휘발성까지 일반화됐다.
공통적인 것에 대한 신뢰와 참여가 사라지면서 결국 삶은 먹고 사는 문제로만 규정돼 빈약해진다. 성과도 허울만 남는다. 대체 왜 산에 오르는 것인지 묻는 일 자체가 글자 수 초과다. 수많은 경험과 이야기들, 온갖 명칭들이 누적되어 보기만 해도 배부르던 산들이 이제 멀찍이 바라다보기만 할 뿐 별다른 생각거리도 주지 않는 '멍한 배경'으로 전락하고 있다.
생각하는 산악계가 사라진 산은 황폐해진다. 황폐해진 산을 되살리는 길은 산악계 공동체의 회생에 있다.
월간산 4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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