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라 반도체 업종의 이익 전망치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달러화당 원화값 하락으로 수출 업종 전반의 이익이 올해 4분기에 기대보다 더 개선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지난달 말만 해도 4분기 평균 원화값을 1420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이익 전망치를 제시한 곳이 대부분이었으나 이미 이달 초 1430원 아래로 떨어지고 1460원대에 고착화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해외 매출의 원화 환산액은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8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당 원화값은 1470.9원에 마감했다. 수출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도 점차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 기업의 매출은 달러화 표시지만 릴박스 비용(인건비 등)은 주로 원화 표시기 때문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흔히 4분기는 빅배스(실적 악재 일시 반영) 영향 등으로 실제 실적이 컨센서스를 밑도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환율 효과를 감안하면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높은 달러화값이 지속될 경우 구조적 이익 개선 요건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바다이야기고래 중후장대 산업의 경우 고정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 손익분기점을 넘어 수출이 증가하는 시기에는 이익 증가가 가속화되기 때문에 환율이 미치는 효과는 더 크다.
통상적으로 원화값이 10원 하락할 때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4000억원가량 늘어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2000억원가량씩 증가한다. 현대차·기아는 올 3분기에 이어 4분기도 환율 릴게임 효과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폭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시작 시점에 평균 달러화당 원화값이 1387원이었는데 3분기 말엔 1404원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며 "4분기도 원화 환산 외화 매출 상승폭이 판보충(리콜 등으로 인해 실적에 반영하는 일회성 비용) 증가를 상쇄해 알라딘릴게임 환차익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 14조1230억원이었으나 최근 14조805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한 달 새 영업이익 전망치는 SK하이닉스의 경우 12조9590억원에서 14조2790억원으로, 현대차는 2조5620억원에서 2조8290억원으로 늘어났다.
신천지릴게임 BNK투자증권은 LG이노텍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기존 3234억원에서 3663억원으로 올렸다. 업황 호조에 환율 효과를 반영해서다.
반면 고환율 피해 업종인 항공주·여행주는 실적 전망과 주가가 미끄러지는 등 부진에 빠져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연결 기준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날 기준 1조4481억원으로 1개월 전보다 9.72% 감소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대한항공의 올 3분기 실적 발표 직후인 지난달 22일 연평균 달러화당 원화값을 1402원으로 예상하며 올해 영업이익을 1조6310억원으로 봤지만, 한 달여 뒤 원화값 평균을 1418원으로 내리며 영업이익 전망치도 1조1090억원으로 줄였다. 특히 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진에어가 올해 각각 2410억원, 330억원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봤다.
환율로 인해 아웃바운드 사업(내국인의 해외여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받는 모두투어와 하나투어도 각각 6.83%와 1.05% 손실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도 일제히 낮춰 잡고 있다. 대한항공 목표주가로 기존에 3만1000원을 제시했던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2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제림 기자 / 김정석 기자] 기자 admin@slotmeg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