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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배를 키웠는데, 올해도 열심히 키운 과일들이 일소 피해를 입을 까봐 걱정스럽습니다."
광주와 전남에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 오후 전남 나주 금천면의 한 과수 농가.
나주 배사랑 영농조합 대표 김진호(52)씨는 35도가 넘는 더위에 배나무 주변 관수 시설과 배에 씌워진 방충·방풍용 종이 봉지를 점검하기 위해 정신이 없었다. 배나무 열기를 식혀야 일소(햇볕 데임) 피해를 막을 수 있어 한 여름철에는 스프링클러와 관수 시설을 점검하는데 최대한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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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소 피해는 섭씨 30도 이상 고온과 직사광선에 의해 과실 표면이 강한 햇볕에 그을려 타 들어 가는 현상이다. 과실이 물러지거나 심하면 괴사로 이어져 상품 가치를 잃게 된다. 따라서, 매년 전국 배 생산량의 20%를 점유하는 나주 지역 배 농가들 사이에선 올해 때 이른 폭염이 공포스러울 수 밖에 없다. 김 씨는 8만 2천644㎡ 총 2만 5천평 규주식차트보기
모 과수원 내 배나무 2천500그루를 재배하고 있다. 지난해 이 중 절반 가량이 일소 피해를 입었다.
실제, 김 씨는 지난해 초 나주배 생산량을 약 4만 3천t으로 예상했으나 일소 피해 여파로 수확량이 3만 6천t이 감소했다. 김씨 뿐 아니라 주변 배 농가들도 평균 20~30% 많게는 40% 이상을 일소 피해로 수확량이 크게 줄었다. 올해내일장전망
역시 배가 고온의 날씨와 강한 햇빛에 노출돼 일찍 물러버리거나 익어버리는 피해가 우려된다.

여기에, 생장 장애가 발생할 뿐 아니라 배가 터져버리는 열과 피해도 걱정이다. 김 씨는 "지난해 장기간 폭염에 따른 배 수확량 감소, 품질 저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컸다. 그 동안은 일소 피해가 크지 않았는데 지난해부터 일소잭팟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지난해 수확한 배의 30~40%가 일소 피해를 입어 9천만원에서 1억 상당의 재산 피해를 입었고 올해도 피해가 반복 될까 두려움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지난 11일 전남 화순 오성로에 위치한 복숭아매드머니
농가. /박건우 기자


복숭아 과수 농가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같은 날 화순군 오성로에서 20년 동안 복숭아 과수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태관(64)씨는 복숭아 '열과(껍질 갈라짐)' 피해로 속이 새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다.
현재 김 씨는 9천586㎡ 총 2천900평 규모 과수원 내 복숭아 나무 300그루를 재배하고 있다. 김 씨는 하루 내내 폭염으로 인한 뜨거운 열기를 식혀주기 위해 지하수를 퍼 올려 뿌려주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여름 수확을 앞둔 이곳 복숭아는 이미 뜨거운 햇볕과 밤에는 덥고 습한 열대야가 반복되면서 일부 일소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낙과·생리장해 등으로 인해 상품성이 떨어진 복숭아도 상당수다.
김 씨는 "최근 수확 작업을 거치고 있는데 폭염으로 인해 10~15% 정도의 복숭아가 열과 피해를 입었다"며 "지금쯤이면 복숭아가 어른 주먹 크기만큼 커야 상품성이 있는데 폭염과 열대야로 인해 성장치 못한 복숭아가 상당수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과수 농가들은 일소와 열가 피해의 보험 산정 기준이 애매하다는 입장이다. 농민들은 농업재해조사 방식 개선과 현실적인 피해 보상 기준을 중앙부처와 전남도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김 씨는"일부 농가들은 보험금을 받았지만, 대처하지 못한 농가들은 전혀 보험금을 타지 못했다"며 "피해로 인해서 상품성이 떨어진 배들을 가공용으로 판매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보험금 산정에서 제외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 더욱 명확하고 체계적인 산정 기준이 정립되고 일소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




지난 11일 전남 화순 오성로에 위치한 복숭아농가. /박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