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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김연수 경남도민일보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5월18일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기간 중 '지역 소멸' 문제는 후순위에 있다. 언론 보도를 보면 그렇다. 수도권 그 좁은 땅에 2600만 명이 몰려 산다. 지방은 해가 갈수록 쪼그라든다. 17개 광역시도 중 8곳이 소멸 위험지역이다. 지방 대도시조차도 휘청거린다. 한때 젊은이들로 번성했던 거리에는 파리만 나돈다. 두개인퇴직계좌
눈으로 봐도 믿기지 않을 정도다. 생활 인프라는 열악하기 짝이 없다. 큰 병에라도 걸리면 병원 치료도 제대로 못 받는 건 아닐까 두렵다. 지방의 현실이다.

대선 후보들이 '지역 소멸'의 심각성을 모를 리 없다. 그런데 이번 대선 기간 중 뇌리에 남아있는 '지역 소멸' 대책이 있나? 아마 없을 것이다. 대선 후보들이 지이퓨쳐 주식
역 소멸을 중점적으로 논하지 않는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언론이 묻지 않기 때문이다.
언론은 유권자를 대변한다. 민의를 고루 전해야 한다. 그럼에도 언론은 왜 '지역 소멸'을 소극적으로 다룰까? 왜 대선 후보에게 질문하지 않을까? 서울 기자단이 질문권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은 대선 취재조차도 폐쇄적인 기자단 관펀드매니저
행을 그대로 차용한다. 대선 후보가 전국 유세를 다니면, 서울 기자단이 동행한다. 정당은 서울 기자단에게 '프레스' 완장을 채워준다. 완장을 찬 서울 기자는 질문할 권력을 얻는다. 대선 후보가 강원에 가든 경북에 가든 전남에 가든 서울 기자가 완장을 찬다. 고작 완장 찬 걸로 권력이라고 하는 것은 과장이라고 따질 수도 있겠다. 되레 서울에서 '지방'으로 '릴게임 황금성릴게임
내려오는 게' 얼마나 고되고 귀찮은 줄 아느냐고 되물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권리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다면 어떨까?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5월21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김문수 대선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3S 주식
ⓒ연합뉴스



지역언론 기자들은 후보 일정조차 공유받지 못하거나 현장에서 '완장'을 차지 않았다는 이유로 쉽게 배제당한다. 서울에 거주하며 서울의 직장으로 출근하는 기자들이 각 지역의 주요현안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과연 지역소멸과 균형발전을 우선적으로 고민하고 질문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지역 기자 처지에서는 대선 후보에게 단 한 번만이라도 직접 질문하고 싶지만, 그런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는다. 한마디로 지역을 꿰뚫는 질문은 원천 봉쇄되는 셈이다.

지난 5월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16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이재명 후보는 봉하마을 묘역 참배 후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지역언론 기자에게는 이재명 후보에게 직접 질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필자는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이 후보가 나오기를 오매불망 기다렸다. 서울 기자들도 삼삼오오 모였는데 아무래도 기류가 이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민주당 관계자는 출석을 불렀다. 현장에 있었던 지역언론 취재기자들은 질문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당연히 배제됐다. 결국 이재명 후보를 코앞에 두고 서울 중앙당에서 배포하는 보도자료를 받아서 기사를 써야 했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지난 10일에는 이 후보가 '골목골목 경청투어'라는 주제로 경남 진주를 찾았다. 이날 지역 독지가 김장하 선생과 비공개 차담을 가질 것이라는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지역 기자에게는 만남 장소를 비밀에 부쳤다. 하지만 서울에서 구성된 공동취재단은 이 후보와 함께 내부로 들어갔다. 정작 김장하 선생과 지역 정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지역 기자는 알음알음 찾아간 찻집 문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 영남 신라벨트 골목골목 경청투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월10일 경남 진주시의 한 찻집에서 김장하 선생을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물론 민주당만을 탓하는 건 아니다. 이번 대선 기간에 민주당이 경남을 자주 찾았기 때문에 사례로 들었을 뿐이다. 특정 정당만 탓할 문제는 아니다. 문제의 본질은 언론이 만들어 낸 '기자단 관행'의 경직성에 있다. 서울에서는 출입처 기자단 소속 여부로 메이저와 마이너 매체를 가른다고 한다. 그것이 불합리하다고 아무리 외쳐봤자 소용없다. 언론이 사회 전반에 뻗쳐놓은 이 공고한 관행을 깨려면 변혁에 가까운 언론개혁이 일어나야 한다.

'서울 기자단'은 취재 편의를 보장받기 위해 지역에 갈 때도 '완장'을 찬다. 지역 기자로서 이따금 깊은 무력감을 느낀다. 지역에서 지역민으로서 묻고 싶은 말은 대선 후보에게 쉽게 가닿지 못한다. 그리하여 또 한 번, 지역은 선거에서 밀려나고 만다.